현대건설 '힐스테이트 신촌' 건설 현장 /사진=송선옥 기자.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1-1구역 재개발하는 ‘힐스테이트 신촌’ 건설 현장과 인접한 모 고등학교의 생활관 건물 철거가 지난 5월20일 진행됐다.
공사현장 인근 주민은 “철거 공사가 여름방학에 이뤄진다고 알고 있었는데 일요일에 기습적으로 공사가 진행됐다”며 “안 그래도 공사로 주변이 어수선한 가운데 근처에 학교도 많아 학부모들의 걱정이 많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 신촌 뿐만 아니라 올 상반기 최고의 로또 아파트로 꼽히는 ‘개포 디에이치 자이’ 건설 과정에서도 석면 철거 논란을 빚었다.
현대건설은 개포 디에이치 자이를 위해 개포주공8단지를 철거하면서 단지와 접하고 있는 일원초등학교 등과 겨울 방학기간인 지난 2월 한달간 석면해체 작업을 진행하기로 협의했다. 그러나 실제 건물 해체작업은 3월 청약 이후인 4~5월 진행됐다. 강남구청이 홈페이지에 공시한 개포주공8단지 석면해체 제거 공사기간은 1월15일부터 5월31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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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포주공8단지 상가 조합원들의 반발로 석면 해체작업이 제때에 진행되지 못하자 공기를 맞추기 위해 학기중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개포 디에이치 자이 인근 고등학교에 자녀를 등교시키는 한 학부모는 “일찍 등교해 아침 7시30분부터 야간자율학습이 끝나는 오후 11시까지 학교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이 교육환경 훼손과 개인건강 위협에 처해있다”며 “’방학기간중 석면철거’라는 강제된 법규정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힐스테이트 신촌이나 개포 디에이치 자이 모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곳으로 현대건설이 기업 이익과 학생들의 건강권을 맞바꾼 셈이다. 지난 1월 박동욱 사장 취임 이후 반포주공 재건축 비리 의혹 등에 이어 이번 석면 철거 논란으로 현대건설은 윤리적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은 학교 학부모비상대책위원회 등과 협의하에 석면철거 공사를 진행한 만큼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신촌의 경우 재건축 조합과 학교측이 협의를 거쳐 철거를 진행했으며 일부 철거가 남았을 때 미흡한 점이 있긴 했으나 협의를 거쳐 모든 과정을 진행했다”며 “석면철거 규정이 석면철거 방법 등을 상세하게 적시하고 있으나 철거기간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보니 건설 현장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과 항의가 잇따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