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남자 어린이 살해" 글 올라와, 막가는 워마드

머니투데이 최민지 기자 2018.07.16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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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혐 표현, 반인륜적 범죄마저 소재로…경찰 "차단 요청 계획, 사실 확인여부 검토"

성체 훼손 게시글로 신성모독 논란까지 일으켰던 극단적 여성주의(페미니즘) 커뮤니티 '워마드'에 남자 어린이를 살해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사진=워마드 캡처 성체 훼손 게시글로 신성모독 논란까지 일으켰던 극단적 여성주의(페미니즘) 커뮤니티 '워마드'에 남자 어린이를 살해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사진=워마드 캡처


성체 훼손 게시글로 신성모독 논란까지 일으켰던 극단적 여성주의(페미니즘) 커뮤니티 '워마드'에 남자 어린이를 살해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일부 페미니스트들의 여혐(여자혐오)에 맞선 남혐(남자혐오) 표현이 대중적 공감을 얻지 못하는 가운데 남자 어린이를 범행 대상으로 삼는 글마저 나오면서 비판의 목소리는 더 커질 전망이다.

최근 워마드에는 '살남했는데 도움바란다 이기야'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살남은 남성을 살해했다는 뜻으로 추정된다. 글쓴이는 같은 동네에 사는 유치원에 다니는 남자 어린이를 유인한 후 약물 주사를 놔서 죽이고 바다에 유기했다고 주장했다.



글쓴이는 "(유인해서 재운 아이가) 잠든 것 같아서 주사기를 팔뚝에 놓았노"라며 "(신체 일부를) 마비만 시키려 했는데 잘못 찔렀나 재기한 것 같노"라고 적었다.

'재기하다'는 고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가 투신한 것을 비꼰 혐오 표현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죽음 자체를 의미한다. 이어 글쓴이는 렌트카를 빌려 바다에 사체를 유기했다고 밝혔다.



이와 유사한 남자 어린이를 상대로 한 범죄 주장 관련 글은 올 들어 워마드에 몇 차례 더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글의 진위는 확인되지 않는다. 성체 훼손 게시글과 달리 소위 '인증샷'(사실임을 입증하기 위한 기념촬영)도 없거나 내용상 구체적인 지역도 알 수 없는 경우다.

그러나 만에 하나 사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청 관계자는 "일단 해당 글은 유해한 정보이므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차단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워마드는 서버가 해외에 있어 글쓴이의 신상을 특정하기가 쉽지 않다. 경찰은 관계 부서 간에 협의를 거쳐 사실 관계 확인 여부와 수사에 착수할지 등을 검토할 예정이다.

글 내용이 허위라고 해도 문제는 심각하다. 몰카(불법촬영) 편파 수사 시비 등으로 촉발된 성 대결 양상 속에 남혐 표현이 남자 어린아이 살해라는 반인륜적 강력범죄마저 소재거리로 삼은 셈이다.

워마드에는 여성을 차별한다는 이유로 가톨릭에서 신성시하는 성체를 불태우고 성당에 불을 지르겠다는 글들이 올라와 비난을 받기도 했다. 무차별적으로 번지는 남혐 표현이 도를 넘어 범죄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유치원에 5살 아들을 보내고 있는 직장인 오모씨(42)는 해당 글을 접하고 "극단적 페미니즘이 이성을 잃었다"며 "글이 허위이길 바라지만 허위라고 해도 아이들을 상대로 그런 끔찍한 생각을 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용서가 안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워마드로 상징되는 일부 극단적 여성주의자들이 과격행동을 현실에 옮긴다면 성차별 이슈가 아닌 범죄로 보고 철저히 대처해야 한다고 말한다. 남성의 여성 차별 행동을 똑같이 따라 해 문제점을 드러내고 고칠 수 있도록 한다는 '미러링'의 본래 취지에서 벗어난 행위라는 것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남자 어린이를 살인했다는 주장은 혐오 문화가 경쟁적으로 오가는 커뮤니티에서 영웅이 되려고 하는 익명의 존재가 있다는 의미"라며 "가해자가 여성이든 남성이든 매우 위험한 행태로 보고 엄중히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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