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과 친한 동료 "안희정 성폭행 호소 없었다"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2018.07.1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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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활 고민 나누던 직장 동료 "안 전 지사 피해사실 호소, 전혀 없었다" 증언

수행비서 성폭행 혐의로 재판 중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3일 오전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수행비서 성폭행 혐의로 재판 중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3일 오전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안희정 전 지사의 성폭행 사실을 폭로한 비서 김지은씨(33)와 친분 관계를 유지하던 동료가 "김씨에게 안 전 지사로부터 성폭행이나 성추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들어본 적 없다"고 증언했다.

13일 오전 10시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열린 안 전 지사의 5차 공판에서 과거 경선캠프 청년팀장 성모씨(35)가 피고인 측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성씨는 지난해 초 안 전 지사 대선후보 경선캠프에서 김씨와 처음 만나 친분을 유지해오던 사이다.

피고인 측 변호인 등에 따르면 이날 재판에서 증거로 제시된 성씨와 김씨가 나눈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카카오톡 대화내용을 보면, 김씨는 업무적으로 혹은 개인적인 일이 생길 때마다 성씨에게 고민 상담을 해왔다.



심지어 김씨가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 본선 캠프에 있을 당시와 충남도청 근무 당시 남성 직원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일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성씨는 "안 전 지사에 대한 피해 사실을 호소한 적 있느냐"는 피고인 측 변호사 질문에 "전혀 없다"고 밝혔다.

김씨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당일 혹은 전후에도 김씨는 성씨에게 메시지를 보냈는데 이때도 "피해를 호소한 사실이 없다"고 증언했다.


피고인 측 변호인은 그 증거라며 지난해 7월 김씨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러시아 출장지에서 성씨에게 업무 관련해 정상적인 문자를 보낸 점, 웃는 표시인 'ㅎ', 'ㅋ'를 붙인 점 등을 제시했다.

또 변호인은 김씨와 안 전 지사가 연인 사이였음을 암시하는 듯한 메시지도 제시했다. 지난해 9월3일 김씨가 스위스 출장을 마치고 돌아온 날 성씨에게 '몰라요. 헤어졌어요. 세상 사는 게 다 슬퍼요. 같이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어요. 어차피 서로 안 될 사람인데'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성씨는 "당시 상대가 누구인지 물었는데 (김씨가) 대답을 잘 안 하는 스타일이어서 누군지는 모른다"고 밝혔다.

성씨는 증인 신문을 마치면서 "검찰은 (반대 신문에서) 제가 피해자의 호소를 듣고 '함구하라'는 식으로 말한 것처럼 질문한다"며 "제가 힘든 일들 있을 때 (피해자 김씨에게) 도움이 됐던 사람인지 억압했던 사람인지는 피해자가 더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심리를 진행한 조 부장판사는 "피해자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좀 더 적합한 대처를 하라는 맥락으로 이해된다"며 "오해가 없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2시에는 안 전 지사의 부인인 민주원씨(54)가 증인으로 선다. 이어 충남도청 직원인 김모씨의 증인 신문도 진행된다.

안 전 지사는 피감독자 간음·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해외 출장지 러시아·스위스·서울 등에서 김씨를 네 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또 지난해 7월부터 8월까지 다섯 차례에 기습적으로 강제추행하고 지난해 11월에는 관용차 안에서 추행한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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