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화면 전체로 지문인식…“위조 어림없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8.07.04 00:00
글자크기

UNIST 박장웅-변영재 교수팀 주도…지문‧온도‧압력 동시 측정 센서 개발

온도와 압력 지문 인식이 모두 가능한 투명 지문 센서/사진=UNIST온도와 압력 지문 인식이 모두 가능한 투명 지문 센서/사진=UNIST


앞으로 스마트폰 화면 전체에서 지문 인식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전면부에 붙일 수 있는 ‘투명하고 유연한 지문 센서’가 개발됐다. 지문뿐 아니라 온도와 압력을 동시에 측정할 수 있어 보안성도 한층 높일 수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신소재공학부의 박장웅 교수,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변영재 교수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은 지문·온도·압력을 한 번에 측정할 수 있는 투명센서를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는 기존 지문 센서보다 민감도가 17배가량 좋아진데다 압력과 온도 측정으로 위조지문을 걸러내는 기능도 갖췄다.



연구진에 따르면 스마트폰의 잠금 해제나 결제 등에 ‘지문’을 활용하는 경우가 늘면서 관련 기술 연구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화면 크기를 키우려는 시도가 늘면서 ‘디스플레이 지문 인식’ 기술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디스플레이 지문 인식 기술은 폰 전체화면에 손가락을 대는 것만으로 지문을 식별한다. 지금까지 지문 인식 기능은 불투명한 전극을 사용하기 때문에 디스플레이에 적용할 수 없어 별도의 공간인 홈 버튼에만 탑재해왔다.

지문 인식 방식은 광학식, 초음파식, 정전식으로 나뉜다. 이중 정전식 지문 센서는 정확도가 높고, 화면 전체에 지문 인식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 또 광학식에 비해 얇게, 초음파식보다 간단한 구조로 값싸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기존 정전식 지문 센서는 수백㎑ 이하의 낮은 주파수 대역과 수 볼트(V) 이상의 높은 전압에서만 구동됐다. 지문 센서를 만드는 ‘투명전극’의 전도도가 낮았기 때문.

연구팀은 “200㎑(킬로헤르츠)이하의 낮은 주파수 대역에서는 디스플레이에서 나오는 노이즈도 존재한다”며 “이런 신호들이 뒤섞이면 지문 인식의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정전식 지문 센서의 상용화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에 연구팀은 투명전극의 재료로 쓰이는 은 나노섬유와 은 나노와이어의 장점을 결합, 전도도가 좋고 어떤 크기가 됐든 구조를 잘 유지하는 ‘은 나노섬유-은 나노와이어 하이브리드 투명전극’을 만들었다.


이는 기존 홈버튼에 쓰이는 인듐주석산화물(ITO)에 비해 전도도가 10배 가량 높았고, 50마이크로미터(㎛, 1㎛는 100만 분의 1m) 수준의 패턴으로 만들어도 끊어지지 않아 전도도가 유지됐다.

연구팀은 하이브리드 투명전극으로 지문 센서를 제작, 기존에 비해 민감도가 17배 가량 높아졌다고 밝혔다. 또 1MHz의 고주파수 대역, 1V 정도의 낮은 전압에서도 구동 가능했다. 투명전극의 전도도가 높아진 덕분에 성능이 크게 향상된 것이다.

연구팀은 이 지문 센서에 온도와 압력을 측정하는 센서를 추가했고, 세 측정값을 동시에 처리하는 측정 시스템도 개발했다. 그 결과 센서에 접촉할 때 압력과 체온까지 따져 위조지문과 실제 사람의 지문을 구별할 수 있었다.

박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투명하고 유연한 지문 센서’는 상용화된 디스플레이뿐 아니라 차세대 플렉서블(휘는) 디스플레이가 쓰이는 다양한 기기의 보안성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