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수소경제'에 미지근한 서울시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18.07.04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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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는 언론사 중에서도 선도적으로 수소전기차 '넥쏘'를 구입해 취재차로 활용하고 있다. 얼마 전 취재를 위해 수소전기차에 동승할 기회가 있었다. 시동 버튼을 눌렀는데 시동이 걸린 줄 모를 정도로 조용했다. 주행 질감도 일반 승용차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에 비해 떨어지지 않았다.

더욱이 넥쏘는 한번 충전으로 609km를 달릴 수 있다고 한다. 100km를 넘는 거리를 달렸지만, 계기판에 나타나는 주행 거리는 크게 줄어들지 않을 정도로 '연료 효율'도 좋았다.



다음 차로 수소전기차를 선택해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 정도로 만족감이 높았다. 실제로 현 수준의 보조금이 유지된다면 수소전기차를 다음 승용차 구매 리스트에 올릴 생각이다.

무엇보다 수소전기차는 수소를 연료로 사용해 산소와 화학 반응을 통해 전기에너지를 직접 생성한다. 이 과정에서 배기가스는 발생하지 않고, 물만 배출한다는 점에서 '궁극의 친환경차'로 불린다. 오히려 깨끗한 공기가 화학 반응 과정에서 필요하기 때문에 수소전기차는 미세먼지를 걸러주는 도로의 공기청정기 역할까지 한다.



일반 전기차와 비교해도 훨씬 친환경적이다. 일반 전기차는 발전 장치가 없어 화석 연료나 원자력 연료를 사용한 발전 과정을 거친 전기를 공급 받아야 한다. 신재생 에너지가 아니라면 발전 과정에서 오염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따지고 보면 전기차도 환경 오염에 일조를 하는 셈이다.

수소전기차가 전기차 보다 다방면에서 우위를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무엇보다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선도적 수소 경제 기술력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가치 있는 기술로 손꼽힌다.

최근 중앙 정부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들도 '수소 경제'에 눈뜨고 있다. 울산과 광주광역시 등이 앞다퉈 수소전기차 등 수소 경제 확대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다만 아쉬운 점은 서울시가 아직 수소 경제에 대해 미온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서울시는 올해 전기차에 대해서는 보조금을 2254대 지급했지만 수소전기차에 대한 지원은 3대에 불과했다. 수소충전소 등 인프라 보급에 있어서도 아직 구체적 지원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미세먼지와의 전쟁을 불사하고, 친환경 에너지인 태양광 발전 보급을 위해 '태양의 도시'를 선언하는 등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환경을 보호하려는 노력을 다방면으로 기울이고 있다. 특히 서울시가 선도적으로 도입하는 정책은 다른 지자체는 물론 중앙 정부로 파급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미래를 위해 서울시의 '수소 경제'에 대한 명확한 역할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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