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러와 '3각협력' 선제적대비…"동북아번영 주춧돌"

[the300](종합)文 '철도' 언급에 메드베데프 LNG와 전력도 거론

【모스크바(러시아)=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러시아 하원에서 한국 대통령 최초로 연설을 마친 후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18.06.21. [email protected]

러시아를 국빈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으로는 최초로 러시아 하원에서 연설을 하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따른 남북러 3각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와의 면담에서는 3각협력과 관련한 선제적인 공동연구 추진에 뜻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21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을 떠나 현지시간으로 오후 12시쯤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이후 진행된 러시아 하원 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은 핵실험장과 미사일실험장 폐기 등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 조치들을 진행하고 있고, 한국과 미국은 대규모 한미연합훈련 유예 등 대북 군사적 압박을 해소하는 조치로 호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남·북·미는 전쟁과 적대의 어두운 시간을 뒤로 하고 평화와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며 "한반도와 유라시아의 항구적인 평화와 공동번영을 꿈꾸어왔다. 이 자리에 계신 의원 여러분께서도 그 길에 함께 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 될 것이며, 러시아와의 3각 협력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남북 간의 공고한 평화체제는 동북아 다자 평화안보협력체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러시아와 남과 북 3각 경제협력은 철도와 가스관, 전력망 분야에서 이미 공동연구 등의 기초적 논의가 진행되어 왔다"며 "3국간의 철도, 에너지, 전력협력이 이뤄지면 동북아 경제공동체의 튼튼한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가스, 철도, 전력, 조선, 일자리, 농업, 수산, 항만, 북극항로 개척 등 9개 중점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민간의 참여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 극동지역과 한국의 지방정부들 사이에도 협력 포럼이 준비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과 러시아의 협력이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번영의 주춧돌"이라며 "한국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통해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한반도 남쪽 끝 부산까지 다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과 북한이 유라시아의 새로운 가능성에 동참하고 유라시아의 공동번영을 이뤄내는데 함께 하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모스크바의 러시아 정부청사(영빈관)에서 메드베데프 총리를 만난 문 대통령은 "철도 연결 사업과 관련해 우선 한-러 및 남북간 공동연구를 각각 병행해 진행하면서 향후 자연스럽게 남북러 3자간 공동연구와 실질 협력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메드베데프 총리는 철도 외에도 전력망 연결 사업에 큰 관심을 표명했고, LNG(액화천연가스) 분야의 협력 강화를 희망했다.

독립유공자 후손들 등이 참석한 '한-러 우호 친선의 밤' 행사에서 문 대통령은 "이제 한반도에 전쟁은 다시 없을 것이고, 남북협력이 러시아와의 3각협력으로 확장될 것"이라며 "22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한반도와 유라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협력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1일 러시아 국빈방문 첫날 일정을 소화한 문 대통령은 22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정상회담 직후에는 공동 언론발표가 예정됐다. 23일에는 로스토프로 이동해 FIFA(국제축구연맹) 월드컵 대한민국-멕시코 경기를 관람한 후 귀국한다. 한국 대통령의 러시아 국빈 방문은 1999년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19년 만이다.

【모스크바(러시아)=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알렉산드로프 공원을 찾아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하고 있다. 2018.06.21.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