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형으로 사람의 성격을 판단하는 ‘혈액형 성격론’은 유사과학의 대표 사례다. 혈액형을 결정하는 것은 적혈구 표면에만 작용하는 유전자 효소다. 이 효소가 사람의 감정·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는 아직 없다. 사람은 처한 상황에 맞춰 때론 소극적이거나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때가 있다. 그만큼 사람의 성격은 입체적이어서 4가지 보편적인 타입으로 나누기 힘들다.
1990년대 등장한 ‘바이오리듬’은 인체엔 일정한 리듬이 있다는 이론이다. 신체리듬은 23일, 감성리듬은 28일, 지성리듬은 33일 주기로 나타나는데 이 3가지 리듬은 출생과 함께 시작돼 각각의 주기를 가지고 높고 낮음을 반복한다는 내용이다.
한때 수소가 녹아 있는 물을 마시면 인체 내 활성산소를 없애 건강에 좋다는 ‘수소수’가 시장에서 대히트했다. 과연 수소수는 좋은 것일까. 일단 수소는 물에 잘 녹지 않는다. 인위적으로 수소분자 형태로 만들어 물에 녹일 수 없다. 가령 수소수를 만들었다고 해도 일반적인 압력에선 금방 빠져나가므로 특수설계된 고압용기에 넣어 운반해야 한다. 혈액 속 수소 기체는 호흡과정에서 생기는 기체간 농도차에 의해 모두 외부로 빠진다. 폐를 돌아 다시 심장을 거쳐 온몸으로 가는 혈액에는 수소 기체가 거의 없다. 수소수를 많이 마셔도 별 소용이 없는 이유다.
이밖에 산성비를 맞으면 머리가 빠지고 두피가 나빠진다는 얘기도 낭설이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비의 산도(ph) 평균은 4.3~5.8로 샴푸(ph3)보다 낮다. 국내 대기 중 오염물질이 모발에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아침 사과는 금, 저녁 사과는 독’이란 얘기도 근거 없는 말이다. 오히려 밤에 사과를 먹으면 사과 속 비타민C와 미네랄성분 등이 숙면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