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남자가 이끄는 뷰티시장, 男心 저격 매너템 '불티'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2018.06.2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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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하는 남자들]④남성 뷰티제품 매출 신장률 연평균 40%…신규 브랜드 잇따라

편집자주 여성의 변신만 무죄가 아니다. 자신의 외모를 가꾸는데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피부톤은 투명하게, 눈썹은 선명하게, 입술은 촉촉하게 관리하는 메이크업은 기본이다. 한 번 시작하면 점점 더 다양한 제품을 찾아 쓰는 화장품 시장의 소비법칙이 고스란히 작용한다. 아이돌 등 연예인과 같은 외모가 각광 받고, 첫 인상이 취업 성패를 가르는 사회 분위기도 이 같은 현상을 거든다.

올리브영 강남본점에서 남성 고객이 제품을 체험해보는 모습/사진제공=CJ올리브네트웍스올리브영 강남본점에서 남성 고객이 제품을 체험해보는 모습/사진제공=CJ올리브네트웍스


#. 자신을 '그루밍족'(외모를 가꾸는 남성들)으로 칭하는 김상우씨(가명)는 올리브영 회원이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여자친구 손에 이끌려 쭈뼛쭈뼛 갔던 곳이지만 이제 혼자서 바구니를 들고 자연스럽게 매장을 둘러보는 것은 물론 포인트 적립도 한다. 예전엔 헤어왁스가 구매 품목의 전부였지만 지금은 선스틱도 사는 남자가 됐다.

남성들이 뷰티 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함에 따라 업계가 남심(男心)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남성용 쿠션팩트를 리뉴얼하는 등 제품군 강화에 나서는가 하면 '매너남 필수 아이템' 니플밴드, 다리숱정리기 등 다양한 뷰티 제품도 속속 내놨다.



21일 H&B(헬스앤드뷰티)스토어 올리브영에 따르면 남성 카테고리 매출 신장률은 최근 3년간 연평균 40%를 기록했다. 랄라블라의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남성 화장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 증가했다.

주요 화장품 브랜드는 남성 라인을 따로 보유하고 있다. 2005년 론칭한 아모레퍼시픽의 '헤라 옴므'가 대표적이다. '아이오페 맨'은 2014년 남성 전용 에어쿠션을 선보이며 시장을 선도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사내 벤처 프로그램인 '린스타트업'을 통해 지난해 남성 전용 화장품 브랜드 '브로앤팁스'를 론칭했다.



LG생활건강의 경우 1998년 선보인 남성 전문 브랜드 '보닌'이 있다. '후'와 '숨', '오휘' 등 주요 브랜드도 2005년~2009년부터 남성 라인을 따로 구성했다. 더페이스샵은 2011년 저자극 군용 위장크림으로 히트를 쳤다.

[MT리포트]남자가 이끄는 뷰티시장, 男心 저격 매너템 '불티'
관련 제품군이 다양해지다보니 H&B스토어도 남성 고객 잡기에 한창이다. 올리브영은 현재 740개의 남성 뷰티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또 남성들을 위한 코너 '그루밍존'을 대부분의 매장에서 운영 중이다. 지난 4월6일 '예비군의 날'에는 대학가와 군부대 인근 매장 100여곳에서 '밀리터리 화장품 키트'를 증정하는 이벤트도 벌였다. 지난해 9월엔 남성청결제, 보정속옷 등 이색 제품을 입점시켰고 남성용 눈썹칼, 니플밴드, 다리숱정리기 등도 인기 제품으로 꼽힌다.

랄라블라는 2016년 121종이었던 남성 뷰티 제품을 지난해 222종으로 크게 늘렸다. 특히 BB·CC·톤업크림, 톤업쿠션 등 피부톤 보정 상품의 경우 2016년 3개 밖에 없었지만 현재는 14개로 증가했다. 또 지난해 남성토탈케어 브랜드 '제너럴세븐'을 입점시키는 등 제품군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신규 브랜드 론칭도 잇따르고 있다. 에스디생명공학의 SNP화장품은 지난 2월 그루밍 브랜드 '엠솔릭'을 출시했다. BB스틱뿐만 아니라 눈썹 화장, 헤어라인 정리를 위한 색조 제품을 다양하게 내놨다. 유학생들 사이에서 입소문 났던 일본의 남성 스킨케어 브랜드 '벌크옴므'도 비슷한 시기 한국에 상륙했다.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LF는 오는 9월 남성 화장품 브랜드 '헤지스 맨 스킨케어'를 선보인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외모에 대한 높은 관심,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남성 화장품 시장의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며 "이는 20대 등 낮은 연령층에서 더욱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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