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年1.24% 성장…김정일 때보다 높아

머니투데이 세종=정현수 기자 2018.06.19 04:25
글자크기

[북한 경제 ‘속,쏙’ 알기]①남북한 경제 격차는 45배, 1인당 국민소득은 22배 차이

그래픽 = 김현정 기자 그래픽 = 김현정 기자


북한은 은둔의 나라다. 북한을 탈출해 남한을 비롯한 서방에 정착한 이들을 통해 북한의 상황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많은 게 베일에 싸여 있다. 제한된 정보원에만 의존하다 보니 언론 보도도 오보로 밝혀지기 일쑤다. 북한의 경제 상황이라고 해서 다를 게 없다. 분명한 것은 남한과 상당한 격차가 있다는 것. 또 김정은 집권 이후 과거 '고난의 행군' 때에 비해 상황이 어느 정도 개선됐다는 정도다.

하지만 막연하게만 아는 것과, 취합된 정보를 통해 구성한 경제 지표를 통해 판단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북한의 거시 경제 지표를 통해 북한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자.



◇김정은 체제 출범 후 연평균 1.24% 성장 = 지난해 7월, 한국은행이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016년 3.9%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남한의 2016년 경제성장률 2.9%보다 높은 수치다. 경제 제재를 겪는 와중에 1999년 이래 17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기에 충분했다.

한국은행은 국가정보원과 통일부 등 각 기관을 통해 수입한 자료를 바탕으로 북한의 경제성장률을 추정해 1991년(1990년도분)부터 발표한다. 2016년 경제성장률이 높았던 건 전년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1.1%로 저조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장마당'으로 알려진 시장경제가 확산된 것도 이유로 꼽힌다. 북한 GDP에서 '장마당'이 차지하는 비중은 30% 정도로 추산된다. 김정은은 '장마당'을 통해 경제활성화의 가능성을 봤고,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등 연이은 개방의 길을 걷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은 통계에 따르면 북한은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2012년 이후 5년간 경제성장률 평균은 연 1.24%다. 김정일 체제(1995∼2011년) 17년간 경제성장률 평균 0.25%보다 월등하게 높다.

북한은 1990년부터 1998년까지 마이너스 성장을 하다 남북 경제협력사업이 본격화한 1999년에 6.1%라는 높은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2005년까지 7년간 플러스 성장을 이어갔지만 다시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5차례 역성장하는 등 부침을 겪었다.

◇갈수록 커지는 남북한 경제 격차 = 국민총소득(GNI)을 기준으로 한 남한과 북한의 경제규모는 큰 차이를 보인다. 북한의 2016년 명목 GNI는 36조3730억원이다. 남한(1639조665억원)이 45배 많다. 1인당 GNI는 북한과 남한이 각각 146만원, 3198만원로 22배 차이다.


한은이 발표한 북한의 1인당 GNI는 그나마 높은 축에 속한다. 유엔 통계국은 2016년 북한의 1인당 GNI를 667달러, 71만여원이라고 추정했다.

남북의 경제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1990년 남한의 1인당 GNI는 북한의 5.7배였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을 겪으며 급속히 차이가 벌어졌고, 2007년에는 20배 이상 차이를 보이기 시작했다.

북한의 산업은 아직 1,2차 산업 중심이다. 2016년 북한의 산업은 광공업이 33.2%, 서비스업이 31.1%, 농림어업이 21.7%의 비중이다. 남한의 2016년 농림어업 비중은 1.99%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북한이 아직 농업사회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북한이 국제사회로 보폭을 넓히면서 미지의 영역에 가까웠던 북한 경제 현황도 조금씩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기 위해 유엔 등 국제기구가 요구하는 대로 경제 통계를 대외에 발표했었다. 당장 통계청 등 우리 정부는 올해 10월부터 유엔 인구기금(FPA)을 통해 ‘2018년도 북한 인구 센서스’ 조사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