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5일 코스닥벤처펀드 출시 후 일반 공모로 코스닥에 상장했거나 상장을 진행 중인 4개사의 수요예측 평균 경쟁률은 793 대 1에 달한다.
이들 기업의 공모규모가 100억~200억원대에 불과한 중소형 공모주라는 점도 경쟁률을 높이는데 한 몫했다. 각 기업의 공모규모는 △제노레이 138억원 △세종메디칼 305억원 △현대사료 101억원 △파워넷 232억원이었다.
특히 이번 수요예측 과정에서 '의무보유 확약' 물량은 파워넷을 제외하고는 모두 30%대를 넘겼고, 발행사와 주관사에 사실상 매수조건을 위임한 '가격 미제시' 물량도 7.7~21.9%에 달했다. 이에 힘입어 제노레이·세종메디칼·파워넷은 공모가 상단 밖에서 공모가를 결정했다.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의 높은 경쟁률이 기대감을 불러 일으켜 4개 기업의 일반 청약공모에는 청약증거금 8조5913억원이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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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들 기업 주가는 상장 후 아찔한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8일과 29일 코스닥에 입성한 제노레이와 세종메디칼은 각각 공모가 대비 99.6%, 54% 오른 시초가를 기록하며 흥행했다. 그러나 제노레이는 31일 2만9950원으로 마감, 4거래일만에 상장 첫 날 종가 대비 25.2% 하락했다. 세종메디칼은 상장 후 이틀 연속 급등했지만 3일째에는 15% 이상 하락했다.
기관투자자들이 적정 기업가치를 분석해 장기투자에 나서기보다는 수급에 기댄 단타매매에 주력하면서 그 피해를 고스란히 일반 투자자들이 떠안고 있다는 평가다.
공모주 시장에는 연 50조~60조원의 청약증거금이 오가지만 이를 연간 10조원이 안되는 국내 IPO시장이 다 소화하지 못하고 있었다. 여기에 코스닥벤처펀드 자금까지 유입돼 공모주 고평가 현상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벤처펀드 수익률을 공모주 30% 우선배정 투자로 끌어올려야 하는 운용사 로서는 사실상 장기투자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공모주는 기관 포트폴리오에 편입되기보다는 상장 후 한두달에 거쳐 기관에서 개인으로 손바뀜되고 최대주주 보호예수가 풀리는 1년 후 주가는 공모가 수준도 지지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스닥벤처펀드로 자금이 현재처럼 유입될 경우 공모주 투자가 과열되고, 공모가가 적정 기업가치 보다 과도한 수준으로 높아지는 현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