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지분 털어낸 삼성생명·화재…주가향방은?

머니투데이 신아름 기자 2018.05.3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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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분리 규정 맞추려 삼성생명·화재, 삼성전자 합계 보유주식 2700만주 31일 '블록딜'

삼성전자 지분 털어낸 삼성생명·화재…주가향방은?


삼성생명 (85,500원 ▼2,000 -2.29%)삼성화재 (304,500원 ▼5,500 -1.77%)가 '금산법'(금융산업 구조개선에 대한 법률) 규제 요건을 맞추기 위해 보유 중이던 삼성전자 (78,100원 ▲600 +0.77%) 주식을 매각했다.

삼성그룹주 전반으로는 리스크와 불확실성 해소라는 측면에서 주가에 긍정적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보험 계열사들과 관련해서는 국회에 계류 중인 보험업법 개정안의 통과 여부가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이날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을 통해 각각 보유하고 있던 삼성전자 주식 2298만3552주, 401만6448주를 1조1204억4816만원, 1958억184만원에 처분했다.

이로써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기존 9.7%에서 9.3%로 낮아졌다. 이들이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한 것은 금산법 위반 리스크를 사전에 해결하기 위해서다. 현행 금산법에 따르면 금융사가 다른 계열사 지분을 10% 이상 가지면 금융 당국의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사주 소각을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7년 4월 27일 보유 중인 자사주를 2회에 걸쳐 모두 소각하겠다고 밝혔고, 그 중 50%를 지난해 말 소각했다.

삼성전자가 나머지 자사주 50%를 소각하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율이 10.45%로 훌쩍 뛰어 10%를 넘게 되는 만큼, 이들 기업이 우선적으로 초과분만큼의 삼성전자 지분을 정리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소각 완료 후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9.9997%로 낮아지며 금산법에서 규정하는 10% 규정을 맞출 수 있게 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지분 매각으로 예견된 리스크가 해소됐다며 향후 이들 기업 주가의 긍정적인 흐름을 기대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분 매각은 이미 1~2개월 전부터 시장에서 대부분 알고 있던 사안으로 최근 삼성전자 주가 부진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였다"며 "부정적 이슈가 해소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지분 처분이익이 실적에 더해지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주주들 입장에서도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곳간이 풍족해진 만큼 배당여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지분처분 이익을 배당재원으로 한다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올해 주당 배당금은 각각 1850원, 2050원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배당수익률도 1.7%포인트, 0.8%포인트씩 상승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있는 만큼 주가 불안요소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시각도 여전하다.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현재 취득원가로 계산하는 보험사 보유 지분을 시가로 평가해야 하고, 이 가치가 보험사 총 자산의 3%를 넘으면 안되는 이른바 '3%룰' 규제를 또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험업법이 개정되면 삼성생명 일반계정자산 총계(211조원)의 3%인 6조3000억원 이상의 삼성전자 주식 보유가 문제될 수 있다"며 "이는 삼성전자에 대한 오버행 우려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1200원 오른(2.42%) 5만700원에 거래를 마치며 4거래일만에 반등했다. 2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이어온 외국인이 2313만여주를 사들이며 순매수로 돌아선 가운데 개인이 40여만주를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은 2361만여주를 순매도해 3거래일 연속 순매도세를 이어갔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각각 4500원(4.19%), 1000원(0.4%) 하락한 10만3000원, 25만500원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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