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의 재산 수호자, 자산관리사의 비밀

머니투데이 배영윤 기자 2018.06.02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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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 새책]'국경 없는 자본'…부자들의 탈세를 돕는 자산관리사들의 기술을 역이용하라

슈퍼리치의 재산 수호자, 자산관리사의 비밀


부자들이 계속 부자로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돈을 많이 벌어서라기보다는 많은 돈을 ‘잘 지켜서’다. 역외 탈세, 조세 회피, 상속세 포탈 등 핫한 뉴스를 통해 부자들이 온갖 수단으로 자신들의 재산을 지키는지 짐작할 수 있다. 비판 받고 처벌도 받지만 그 때 뿐이다. 세계 상위 0.1% 슈퍼 리치들은 법망을 피해, 사람들의 눈을 피해 끔찍이 아끼는 자산을 철통같이 지키며 하위 50%와 맞먹는 부를 유지한다.

슈퍼리치들의 재산 수호자인 '자산관리사'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들은 부자 뒤에서 자본의 국제적 이동을 돕고 관리한다. 하지만 정확히 이들이 누군지, 무슨 일을 하는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주목한 저자가 자산관리사들의 세계와 그들의 활동을 연구한 저자가 18개국 자산관리사들과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책을 펴냈다. 연구를 위해 직접 2년간 교육을 받고 자산관리사 자격증도 땄다.



자산관리사가 어떻게 직업으로서 자리를 잡았는지, 어떤 방식으로 부자들의 재산을 지키는지, 부자들과 관계 형성 메커니즘 등 그들만의 세계를 속속들이 파헤친다. 이들이 부자들을 위해서만 일을 한다면 불평등은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꼬집는다.

저자는 슈퍼리치들의 위법 행위를 돕는 자산관리사란 직업이 사라져야 한다고 말하는 건 아니다. 부자들의 탈세를 막기 위해 오히려 그들의 지식과 기술을 역이용하자는 것. 부자 개인을 위한 서비스에서 기업과 국가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우수한 자산관리 기술을 국가를 위해, 공공 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역설한다.



◇국경 없는 자본=브룩 해링턴 지음. 김영선 옮김. 동녘 펴냄. 380쪽/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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