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보단 이름' 계열사 브랜드 공유 아파트 인기

머니투데이 박치현 기자 2018.05.24 14:01
글자크기

삼호·현대엔지니어링 등 브랜드 공유로 청약시장 흥행...하자보수 주체는 달라

서울 영등포구 'e편한세상문래' 조감도. /사진제공=대림산업서울 영등포구 'e편한세상문래' 조감도. /사진제공=대림산업


청약시장에서 대형건설사 브랜드아파트가 인기를 끌면서 건설 계열사들의 브랜드공유 아파트도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24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청약접수를 진행한 서울 영등포구 'e편한세상문래'와 대전 대덕구 'e편한세상대전법동'은 각각 평균 청약경쟁률 31.6대1, 13.7대1을 기록하며 전주택형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이 단지들의 주시공사는 삼호다.

삼호는 시공능력순위 29위의 중견건설사로 최대주주는 지분 72.94%를 가진 대림건설(시공순위 4위)이며, 모회사에 사용료를 지불하고 'e편한세상' 브랜드를 공유하고 있다.



대림산업 계열사 고려개발의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해 11월 고려개발은 서울 강동구 길동 신동아3차를 재건축하는 'e편한세상강동에코포레' 분양을 성황리에 마쳤다. 시공순위 45위인 고려개발의 첫 서울진출이었고, 높은 브랜드가 흥행 요인이었다.

이 같은 계열사 간 브랜드 공유는 건설사엔 수주 및 성장기회를 제공하고, 소비자들에겐 시세 상승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어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도 2014년 7월부터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함께 사용하고 있다. 이후 현대엔지니어링의 주택·건축 부문은 꾸준히 성장해 해당부문 매출액이 2014년 1조4997억원에서 지난해 2조3864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수요자와 시행자들은 누가 짓느냐보다 브랜드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아파트 이름을 들었을 때 호감도가 바로 결정되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다만 시공 및 하자·보수 책임이 나뉘는 만큼 위험부담도 있다. 한양은 대주주의 특수관계인 소유의 한양건설에 '수자인' 브랜드를 대여했으나 민원 속출로 중단한 바 있다.


한양 관계자는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었지만 직접 시공하는 것이 아니다보니 민원이 속출했다"며 "2013년 이후 새로운 허가는 없었고, 향후 브랜드 대여 계획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비슷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건설사가 공유 브랜드 통합 하자보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한다. 대림산업은 'e편한세상' 하자보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리뉴얼하고 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