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5·18 당시 성폭행, 공동조사단 꾸려 철저히 조사"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18.05.1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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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5·18 메시지에서 밝혀…"짓밟힌 여성 보듬는 것에서 진실의 역사 시작"

【광주=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5월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추모사를 하다 눈물을 흘린 한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2017.05.18.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5월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추모사를 하다 눈물을 흘린 한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2017.05.18. [email protected]


문재인 대통령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 메시지를 통해 최근 제기된 1980년 당시 계엄군의 성폭행 의혹을 언급하며 "진상을 철저히 조사해 반드시 밝혀내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8일 기념 메시지를 내고 "국방부와 여성가족부, 국가인권위가 함께 공동조사단을 꾸릴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북미 정상회담 등 각종 외교일정에 대비하고 있는 문 대통령은 이날 광주를 찾지않았지만, 서면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문 대통령을 대신해 이낙연 국무총리가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진행된 기념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짓밟힌 여성들의 삶을 보듬는 것에서 진실의 역사를 다시 시작하겠다"며 "피해자 한 분 한 분이 인간의 존엄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그날 오후, 집으로 돌아오던 여고생이 군용차량에 강제로 태워졌다. 새벽기도를 마치고 귀가하던 회사원이 총을 든 군인들에게 끌려갔다"며 "평범한 광주의 딸과 누이들의 삶이 짓밟혔다. 가족들의 삶까지 함께 무너졌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 사람의 삶, 한 여성의 모든 것을 너무나 쉽게 유린한 지난날의 국가폭력이 참으로 부끄럽다"며 "오늘 우리가 더욱 부끄러운 것은 광주가 겪은 상처의 깊이를 3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다 알지 못하고, 어루만져주지도 못했다는 사실이다. 역사와 진실의 온전한 복원을 위한 우리의 결의가 더욱 절실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가치만큼 소중한, 한 사람의 삶을 치유하는 데 무심하지 않았는지 돌아보겠다"며 "광주라는 이름으로 통칭되었던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존중하는 것이 국가의 존재 이유임을 잊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오월 광주는 가장 절망적인 순간에 가장 인간다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광주는 고립된 가운데서도 어떤 약탈도 일어나지 않았다"며 "주먹밥을 나누고 헌혈의 대열에 동참했다. 총격을 무릅쓰고 부상자를 돌봤다. 서로 돕고 용기를 북돋우며 가진 것을 나누는 일이 불의한 국가폭력에 대항해 이기는 방법이라는 사실을 역사에 남겨주었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오월 광주로 인해 평범한 우리들은 정의를 잊지 않을 수 있었다"며 "광주와 함께 하고 있다는 믿음으로 용기를 가질 수 있었다. 촛불광장은 오월의 부활이었고, 그 힘으로 문재인 정부가 탄생할 수 있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기념식에 이 총리가 참석한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었다. 뜻깊은 기념사 였고, 저도 마음을 다해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함께 불렀다"며 "광주영령들을 숙연한 마음으로 추모하며,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돌보지 않았던 많은 시민들의 눈물을 돌아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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