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의 미로 탈출, 빛이 돼준 친구 '서민금융제도'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2018.05.12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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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가족]개인워크아웃부터 창업자금 대출까지…자영업자라면 햇살론이 유리

편집자주 머니가족은 50대의 나머니 씨 가족이 일상생활에서 좌충우돌 겪을 수 있는 경제이야기를 알기 쉽게 전하기 위해 탄생한 캐릭터입니다. 머니가족은 50대 가장 나머니씨(55세)와 알뜰주부 대표격인 아내 오알뜰 씨(52세), 30대 직장인 장녀 나신상 씨(30세), 취업준비생인 아들 나정보 씨(27세)입니다. 그리고 나씨의 어머니 엄청나 씨(78세)와 미혼인 막내 동생 나신용 씨(41세)도 함께 삽니다. 머니가족은 급변하는 금융시장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올바른 상식을 전해주는 것은 물론 재테크방법, 주의사항 등 재미있는 금융생활을 여러분과 함께 할 것입니다.

# 나머니씨는 최근 나간 동창회에서 10여년 간 만날 수 없었던 친구 A씨를 만났다. 나씨는 A씨가 사업 실패로 많은 빚을 지면서 동창들과 연락이 끊겼다고 들었다.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돼 조심스럽게 물어보니 A씨는 최근 모든 채무를 상환했다고 답했다. A씨는 신용회복위원회의 개인워크아웃제도를 활용해 이자를 감면받고 원금은 분할상환했다. 과거에 빚 문제로 힘든 경험을 한 적이 있는 나씨는 A씨 소식에 기뻐하면서도 만일을 대비해 관련 제도를 꼼꼼히 알아둬야겠다고 생각했다.

빚의 미로 탈출, 빛이 돼준 친구 '서민금융제도'


사업 실패나 갑작스러운 사고 등으로 감당하기 힘든 빚을 지게 되면 누구나 막막해질 수밖에 없다. 소득이 충분하다면 빚을 갚아나갈 수 있지만 빚이 너무 많거나 소득이 많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빚이 점점 늘어나기 십상이다. 이럴 때 정부가 제공하는 신용회복제도와 서민금융상품을 적극 활용하면 비교적 빨리 빚 부담에서 벗어나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채무 부담은 우선 신복위의 채무자구제제도인 개인워크아웃을 통해 줄여나갈 수 있다. 개인워크아웃은 연체기간이 90일 이상이고 빚이 15억원 이하여야 신청할 수 있다. 이때 무담보채무는 5억원이하, 담보채무는 10억원이하여야 한다. 신복위 상담을 거쳐 개인워크아웃을 받으면 우선 이자 및 연체이자는 전액 감면된다. 원금은 최장 10년까지 분할해 갚을 수 있다.

채무 연체가 30일은 지났지만 90일을 넘지 않은 상황이라면 개인프리워크아웃으로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개인프리워크아웃은 연체이자를 감면해주고 이자율은 약정 때의 절반 수준으로 낮춰준다. 예컨대 이자율이 16%라면 8%로 낮아진다. 원금과 남은 이자는 역시 최장 10년 동안 나눠 갚으면 된다.



지금의 소득으로는 원금마저 갚기 힘든 상황이라면 개인회생 및 개인파산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개인회생은 계속적인 소득이 있는 과다채무자를 대상으로 하며 최대 5년간 채무변제기간을 거쳐 채무를 일부 갚고 나머지 채무는 면책받을 수 있다. 개인파산은 소득이 최저생계비 미만이거나 무직, 고령 및 질병 등으로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때 신청하면 채무를 곧바로 면책받을 수 있다.

채무조정을 통해 과도한 빚 부담에서 벗어나더라도 사업이나 생계 등 개인 상황에 따라 또다시 자금이 필요한 경우가 생긴다. 하지만 낮아진 신용등급 때문에 제도권 금융회사를 이용할 수 없어 비제도권 고금리 대출을 쓰다가 다시 과도한 부채를 짊어지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질 수 있다.

서민금융진흥원의 서민금융상품을 활용하면 자금 마련때 이자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신용등급 6등급 이하를 대상으로 하는 미소금융과 햇살론이 대표적이다. 미소금융은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제도로 창업자금의 경우 최대 7000만원, 사업운영자금은 최대 4000만원까지 지원해준다. 금리는 연 4.5% 수준이며 최대 5년 동안 균등분할 방식으로 상환할 수 있다. 다만 창업시 창업교육을 이수하고 자기자금이 창업자금의 30%가 돼야 하는 등 관련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햇살론은 자영업자뿐만 아니라 일반 직장인들까지 받을 수 있으며 대출요건도 미소금융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까다롭다. 대신 금리 수준이 저축은행이 연 9%, 상호금융이 연 7%대로 미소금융보다 높으며 창업자금 대출한도도 최대 5000만원으로 적다. 서민금융진흥원 관계자는 “자영업자라면 햇살론보다는 미소금융으로 자금을 마련하는 게 금리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며 “상담 등을 통해 햇살론 자격요건을 꼼꼼히 따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창업 및 사업운영자금 용도의 햇살론은 1년 거치 후 4년 이내 원금균등분할하면 된다. 500만원까지 지원되는 긴급생계자금은 필요시 1년의 별도 거치기간을 둔 후 최대 5년간 분할상환할 수 있다.

생활자금이 필요하지만 신용등급이 낮아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청년 및 대학생들은 ‘청년·대학생 햇살론’을 이용하면 연 4.5% 금리로 최대 1200만원까지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상환은 거치기간 6년, 상환기간 7년까지로 최대 13년에 걸쳐 상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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