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2018.04.10. (출처=조선중앙TV 캡쳐) [email protected]
지난달 6일 대북특사로 방북을 마치고 돌아온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북측은 추가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 전략도발을 재개하는 일은 없을 것"을 합의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측 대남특사에게 제안했던 내용을 김 위원장이 받는 형식이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의 남북 정상회담(27일)을 6일 앞두고 IAEA(국제원자력기구) 실사·검증 등이 빠졌지만 '핵동결'에 가까운 수준의 약속을 이행한 것에 의미가 있다.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이미 이행된 약속을 넘어서 다음 단계인 핵폐기를 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북측이 주장하는 '단계적 해결'을 일정수준 충족하면서, 핵폐기 협상까지 최대한 빨리 '직진'하겠다는 청와대의 구상도 힘을 받을 수 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북측의 발표 직후 논평을 통해 "북한의 결정은 전 세계가 염원하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의미있는 진전이라 평가한다"며 "또한 조만간 있을 남북-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매우 긍정적 환경을 조성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이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길잡이가 될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약속을 조기에 이행하며 남북 정상회담에서 '체제보장'이라는 목표를 요구할 명분을 갖췄다. '단계적 해결'이라는 것은 쉽게 말하면 '기브 앤드 테이크'에 가깝다. 상호 간에 약속을 이행하는 것은 협상의 기본이기도 하다. 북한이 핵 포기를 위해 걸어나갈 때마다 제시할 수 있는 청사진을 제때 마련하는 것이 우리의 숙제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북측의 관심은 일단 '경제'에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선언을 통해 '경제-핵 병진노선'을 사실상 폐기하고 "경제건설에 총집중"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경제를 부각시킨 것은 북측이 '기브 앤 테이크'의 끝이 비핵화가 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암시한 것이기도 하다. 미국의 '최대한도의 압박'을 푸는 게 전적으로 비핵화에 달려있음을 북한도 알고 있다.
민감한 협상 변수가 될 수 있는 안보적 요구는 없는 것으로 청와대는 파악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주한미군 철수라든지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그런 조건을 제시하지도 않는다"며 "오로지 북한에 대한 적대정책의 종식, 그 다음에 자신에 대한 안전보장, 그것을 말할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