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한국GM 노사의 임금 및 단체협상이 결렬됐지만, 실사보고서가 정상화 대책 마련을 위한 근거인 만큼 정부와 산은은 이를 토대로 법정관리 현실화 이전까지 GM 본사와 협의하며 한국GM의 회생·지원 방안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산은에 따르면 삼일회계법인은 이날 밤늦게 한국GM에 대한 중간 실사보고서를 산은에 제출할 예정이다. 관심사는 중간 실사보고서에 실제 한국GM의 부실 원인과 경영 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겼는지 여부다.
산은 관계자는 "내달 초 이후에나 최종 실사 보고서가 나올 것"이라며 "여러 '가정'들이 담긴 현재 중간 보고서 내용의 공개는 오히려 남은 협상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GM 노사 협상 결렬로 다음주 이후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신청이 이뤄지면 이 회사는 법원 주도 아래 청산하거나 회생 절차를 밟게 된다. 한국GM은 자본잠식 상태이기 때문에 회생보다는 청산 가능성이 높다.
청산으로 결정날 경우 GM은 차입금의 출자 전환, 감자에 따른 경영권 지분 상실 등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주식은 휴짓조각이 되고, 한국GM의 유일한 채권자인 GM은 자산 매각을 통해 임금, 퇴직금 등 임금 채권(공익 채권)을 우선 변제하고 남은 돈에서 자기 몫을 가져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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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으로 결정난 뒤엔 다음달 말 폐쇄 예정인 군산공장은 물론 인천·부평공장 역시 문을 닫으면서 연구·디자인센터와 일부 판매 조직만 남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GM 수출량과 판매량이 동시에 급감하면서 지속적으로 제기된 '철수'가 현실화되는 셈이다.
여기에 한국GM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1·2·3차 협력 부품업체, 원·부자재 납품업체 등 30만여명의 일자리 또한 위태로워진다. 이날 전북 군산시의 GM 군산공장 하청기업 대표는 "노사 협상에 하청기업 2만2000개 군산 사업체의 명운이 걸려있다"며 "GM, 노조, 정부, 정치권이 지난 2개월동안 힘겨루기 빼고 무엇을 했는지 되묻고 싶다"고 울분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