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송인배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20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남북 정상간 직통전화 시범통화를 하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 종합상황실장인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역사적 남북 정상간 직통전화 시범통화가 조금 전 완료됐다"며 "오후 3시41분부터 4분19초간 상호통화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2018.04.20. (사진=청와대 제공)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안녕하십니까. 여기는 청와대입니다. 잘 들립니까."
20일 오후 3시41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핫라인'(hotline, 직통전화)이 개설됐다. 문 대통령의 청와대 여민1관 집무실과 김 위원장이 있는 북한 국무위원회를 연결하는 핫라인이다. 통화 현장에 배석했던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은 "전화 연결은 매끄럽게 진행되었고, 상태는 매우 좋았다"며 "마치 옆집에서 전화하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통화는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과 북한 국무위원회 실무자 사이에 약 4분19초 동안 이뤄졌다. 통화에서 송 비서관은 "정상 간 직통전화 시험연결을 위해 전화했다"고 말했고, 북측은 "송인배 선생인가. 반갑다"고 답했다. 남북은 서로 "잘 들리십니까"라고 음질을 확인했다. 송 비서관은 "서울은 오늘 아주 날씨가 좋다"고 했고 북측은 "여기도 좋다"고 밝혔다. 송 비서관이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북측이 "이것으로 시험통화를 끝내자"고 하며 통화는 끝났다.
이 핫라인을 유지했던 노무현 정부의 국정원장이었던 김만복 전 원장은 2015년 '10·4 남북정상선언 8주년 국제심포지엄'에서 "남북 정상 간 핫라인은 국정원에 있었다. 국정원이 24시간 상시 대기했다"며 "그 라인으로 전화온 것을 김정일 위원장의 뜻으로 생각하고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직접 통화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남은 것은 남북 정상 간 처음으로 이뤄질 역사적인 육성 통화다. 남북 정상은 오는 27일 정상회담 이전에 핫라인을 통해 통화를 하기로 합의했다. 늦어도 다음주 초에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전화를 나눌 게 유력하다는 의미다. 첫 통화는 간단히 안부를 묻고 핫라인의 통화 음질 등을 확인하는 수준일 것이 유력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첫 통화에서 심각한 얘기를 하겠는가"라며 "연결이 됐다는 반가움 정도를 언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에도 북미, 한미, 북중, 남북미 정상회담이 릴레이로 추진되는 상황에서 이 핫라인은 수시로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 간에 큰 틀에서 합의할 사안을 최고위급에서 조율할 때 사용할 수 있다. 미국·중국 등 주변국과 나눈 대화·협의 내용을 갖고 남북이 협상을 할 때 역시 활용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