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항소심 '전형적 정경유착' vs '뇌물 납득 안돼'

뉴스1 제공 2018.04.18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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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공판준비기일 檢 "반성 없고 1심 형 가벼워"
변호인 "면세점의 '면'자도 이야기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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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News1 민경석 기자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News1 민경석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3)이 박근혜 전 대통령(66)에게 뇌물을 줬다는 혐의와 관련해 검찰이 '전형적인 정경유착'이라고 지적했다. 신 회장 측은 뇌물 혐의에 대해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강승준) 심리로 18일 열린 항소심 2회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과 신 회장 측 변호인들은 항소 이유와 상대 측의 주장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신 회장의 뇌물공여 혐의는 최순실씨(62)의 '국정농단' 사건과 병합돼 1심이 선고됐지만 항소심에선 신 회장이 기존에 재판을 받던 '롯데 경영비리' 재판으로 넘겨져 양측은 이날 항소 이유 등을 밝혔다.

검찰은 "신 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독대에서 신 회장이 명시적으로 청탁을 했다는 점을 다툴 것"이라고 밝혔다. 1심은 신 회장이 독대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롯데월드타워 면세점과 관련해 명시적 청탁을 했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았지만, 묵시적 청탁은 있었다고 판단한 바 있다.



검찰은 "신 회장이 계열사를 통해 실시간으로 뇌물을 공여하게 하는 등 전형적인 정경유착 사건"이라며 "그런데도 반성하지 않는 점 등을 보면 원심의 형(징역 2년 6개월)이 너무 가볍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롯데그룹 오너 일가 형제들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신 회장이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하고 뇌물을 준 사건"이라며 "앞으로의 재판에선 형제 사이에 경영권의 난이 발생한 과정이 먼저 심리돼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신 회장 측은 다른 재벌 총수 9명도 박 전 대통령과 독대했다는 점 등을 들어 검찰 측의 항소 이유를 반박했다. 변호인은 "대통령이 신 회장에게 요구한 건 올림픽 펜싱·배드민턴 선수 훈련 시설을 만들어달라는 것뿐이었다"며 "(뇌물 공여는)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은 신 회장이 명시적 청탁을 직접 했다고 하지만 신 회장은 면세점의 '면'자도 이야기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그 이후에 신 회장을 불이익을 받았는데 묵시적 청탁으로 뇌물이라는 미필적 인식을 했다는 원심 판단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다른 신 회장 측 변호인은 "이후 면세점 허가 추진 과정은 절대 롯데에게 유리하게 변경되지 않았다"며 "그렇다면 둘 사이에 과연 대가관계에 대한 인식이 있었겠냐"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음달 2일 오후 2시30분에 세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증거신청과 이에 대한 양측의 입장 등을 추가로 듣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면세점사업 연장 등 그룹의 현안에 대한 도움을 요청했고, 그 대가로 최씨가 지배하는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건넨 혐의(뇌물공여)로 기소됐다. 1심은 70억원이 모두 뇌물이라 판단하고 신 회장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해 법정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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