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감리·한미약품에도… 제약·바이오 '옥석 가리기'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18.04.13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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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포인트]"펀더멘털 견고하다면 저가 매수 기회" 인플레 둔화 등 매크로 환경 바이오주 '지지'

13일 장 초반 약세였던 제약, 바이오주들이 낙폭을 줄이면서 코스피 코스닥 시장이 상승세를 강화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오전 11시35분 현재 전일대비 12.20포인트(0.50%) 오른 2454.91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도 8.31포인트(0.94%) 상승한 889.76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가 시리아 리스크 완화와 1분기 실적시즌 기대감으로 상승 마감했다는 소식에 코스피는 상승 개장했으나 기관의 매도 공세로 한때 약보합 전환하기도 했다. 그러나 외국인의 현선물 순매수에 힘입어 2450대로 뛰어 올랐다.



◇제약·바이오, 개인·외인 '사자'에 낙폭 줄여=금융감독원의 바이오주 회계감리 착수에 한미약품 (291,000원 ▼7,000 -2.35%)의 신약개발 포기 소식이 이어지면서 장 초반 제약, 바이오주가 동반 하락했으나 코스피에서는 개인이, 코스닥에서는 외국인이 저가 매수에 나서면서 몇몇은 반등에 성공했다.

금감원은 전일 제약 바이오 업계의 연구개발비 무형 자산화 현황에 대한 감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지나치게 많은 개발비를 자산으로 처리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은 셀트리온 (178,900원 ▼2,000 -1.11%) 차바이오텍 등 상장사 10곳을 우선 점검할 예정이다.



이에 셀트리온이 2% 이상 내리고 있으며 차바이오텍 (16,620원 ▼210 -1.25%)도 3% 넘게 내리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한때 1% 이상 밀렸으나 소폭 상승을 기록중이다.

여기에 한미약품 (291,000원 ▼7,000 -2.35%)이 폐암 신약 ‘올리타’ 개발을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제약 바이오주의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올리타는 한미약품의 첫 신약으로 2015년5월 독일의 베링거인겔하임에게 기술 수출 되고 같은 해 12월 국내 개발 항암제 최초로 미 식품의약국의 혁신 치료제로 지정되면서 시장에 제약 바이오주 열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2016년9월 베링거인겔하임이 권리를 포기하고 최근 중국 개발권을 보유중이던 자이랩마저 권리를 반납하면서 신약 개발에 그림자가 드리웠다.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쟁약 타그리소가 글로벌 시장을 선점한 것이 올리타의 좌절을 불렀다. 한미약품은 타그리소가 해당 시장에서 표준 치료법이 되면서 임상에 참여할 환자군을 모집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고 봤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올리타 개발을 완료하더라도 혁신 신약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할 것으로 판단돼 개발을 포기하기로 했다”며 “현재 진행중인 다른 혁신 신약 후보물질 20여개 개발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장중 8% 넘게 내렸으나 현재는 1%대 하락을 기록하고 있다.

◇제약·바이오 '옥석 가리기'=시장 관계자들은 금감원의 바이오주 회계감리와 한미약품의 올리타 개발 포기가 제약 바이오주의 대한 막연한 기대감을 정상 궤도로 올려놓으면서 ‘옥석 가리기’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2월 이후 조정장으로 IT(정보기술)주가 부진한 반면 제약 바이오의 급등이 이어지면서 가치에 대한 우려가 높았던 것도 사실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코스피 의약품 지수 상승률은 22.14%로 같은 기간 코스피가 1.49%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코스닥 지수도 8.49% 상승한 데 반해 코스닥 제약업종 지수는 26.98% 급등, 차이가 뚜렷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R&D 자산화 이슈가 신약개발 업체들의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으나 많은 신약개발 기업들의 경우 기술트계로 상장된 기업들이 많고 기술특례로 상장된 기업의 경우 관리종목 지정, 상장폐지 요건에 다른 일반 상장사에 비해 완화된 기준을 적용한다”며 “기업의 펀더멘털이 견고하다면 빠질 때마다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거시경제 환경 측면에서 바이오주의 상승 추세가 유효하다는 분석도 이어진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모멘텀이 약화되면서 경기민감주보다는 바이오주에 유리한 환경인데다 원화 강세 심리로 IT 중심의 수출주 이익 기대감이 떨어진 것이 상대적으로 바이오주를 지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 대비 코스닥 바이오 상대 강도는 2015년 고점 수준”이라며 “단기 주가 급등 부담에 따른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지만 우호적인 매크로 환경과 기술력, 정책과 이에 따른 자금유입 기대감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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