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중·몽·러 경제회랑, 한반도 평화구현 기회되길

머니투데이 이현주 국토연구원 한반도·동북아연구센터장 2018.04.10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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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국토연구원 한반도·동북아연구센터장이현주 국토연구원 한반도·동북아연구센터장


중국이 일대일로 구상을 추진한지 올해로 5년째다. 일부 국가들의 견제와 반발 속에도 일대일로는 이미 거대 경제권을 구성하면서 그 위상을 확대해 가고 있다. 최근에는 이를 줄곧 외면했던 일본조차 자국기업이 중국기업과 추진하는 일대일로 공동사업에 자금을 지원한다는 간접적인 참여 의사를 밝혔다.

우리는 어떤가.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일대일로와 신북방·신남방 정책과의 연계협력을 중국과 합의했을 뿐 여전히 이를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구체적인 협의가 없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한반도 북방지역에서 전개되고 있는 중국·몽골·러시아 경제회랑(중·몽·러 경제회랑)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바로 한반도의 머리맡에서 추진되는 국가간 인프라 및 산업 협력사업으로서 미래 한반도의 번영과 직접적으로 연관되기 때문이다.

이 사업은 최근 교통물류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중국 랴오닝성의 다롄항 또는 잉커우항에서 출발해 중국과 러시아 접경지역인 만저우리를 거쳐 유럽으로 연결되는 화물철도가 이미 개통됐다. 또한 판진항을 기점으로 중국과 몽골 접경지역인 얼롄하오터를 거쳐 유럽으로 연결되는 화물철도도 운영 중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중국은 작년에 ‘랴오닝 자유무역시범구’를 지정해 중·몽·러 경제회랑 건설에 동력을 부여하고 있다.



우리는 더 늦기 전에 중·몽·러 경제회랑을 한반도와 연계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참여가 이 사업에 가져올 수 있는 공동의 이익과 가치를 알리고 설득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한반도와 육로로 직접 연결될 수 있는 투먼노선(프리모리예II)의 개발에 참여해야 한다. 중국 지린성이 주력하는 이 노선은 몽골 초이발산과 중국 창춘, 훈춘을 거쳐 러시아 자루비노까지 이어진다. 향후 북한의 나진과 연결될 수 있어 정책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이 노선의 개발이야 말로 국정과제인 ‘한반도 신경제지도’에서 추구하고 있는 북방경제와의 연계를 실현하는 방안이자, 신북방 정책의 일환으로 러시아와 중국과 추진할 수 있는 협력사업이 될 수 있다. 최근 개선되고 있는 남북관계 및 북중관계가 한반도와 대륙의 연결성을 실현시키는 계기가 되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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