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본 신유형에 당황" 1만 여명 몰린 LG 고시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8.04.07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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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 계열사 상반기 공개채용 진행…4월 중순~6월 중 직무·인성면접 진행 후 6월 중 최종 합격 발표

7일 오후 서울 용산고에서 '2018년 상반기 LG 계열사 대졸 공채 인적성검사'를 마치고 나오는 응시생들/사진=김성은 기자7일 오후 서울 용산고에서 '2018년 상반기 LG 계열사 대졸 공채 인적성검사'를 마치고 나오는 응시생들/사진=김성은 기자


"기출문제와 완전히 다르게 나왔다. 전부 신유형이 나와서 어려웠다"(응시생 A씨)

7일 오후 4시30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용산고등학교 문이 열리자 '2018년 상반기 LG 계열사 대졸 공채 인적성검사'를 마친 응시생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응시생들은 시험 직후 후기를 묻는 질문에 피곤한 기색으로 "시간이 항상 모자른다"며 "기억에 남는 문제가 하나도 없을 정도"라고 고개를 저었다.



용산고에서 시험을 치른 응시생들은 이날 정오부터 약 4시간 30분 동안 수 백 문제와 씨름했다. 시험이 끝난 뒤 몇몇 응시생들은 교문 밖 골목에서 삼삼오오 담배를 피며 문제와 답을 서로 맞춰보기도 했다.

LG 인적성검사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직업 적합성 테스트(Job Competency Test)1·2'와 인성검사인 'LG 웨이핏(Way Fit) 테스트'로 구성됐다.



직업 적합성 테스트는 언어이해·언어추리·인문역량(한자, 한국사)·수리력·도형추리·도식적추리 등 6개 부문으로 구성됐다. 총 125문항으로 140분간 풀어야 한다. 15분 휴식 후 이어지는 인성검사는 총 342문항으로 50분간 실시된다.

LG 인적성검사 중에서 어렵기로 특히 '악명 높은' 부문은 도형추리와 도식적추리다. 이날 교문을 나와 서로를 기다리던 응시생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자마자 큰 목소리로 "아, 도형추리~"라며 탄식했다.

LG는 암기형 인재보다 논리와 창의력이 뛰어난 사람을 뽑겠다는 채용원칙을 갖고 수리력(수열추리 등), 도형추리, 도식적추리 등 문제를 출제한다.


또 다른 응시생 B씨는 "LG 인적성검사는 이번이 두 번째인데 도형추리와 도식적추리가 더 어려워진 것 같다"며 "각각 2문제, 3문제씩은 시간이 모자라 아예 풀지 못했다"고 말했다.

기억에 남는 지문으로 IoT(사물인터넷)을 꼽는 응시생도 있었다.

응시생 C씨는 "IoT 관련 써놓은 주장을 보여주고 이에 대한 맹점을 찾으라는 문제가 기억에 남는다"며 "요즘 (산업계에서) 뜨고 있기 때문에 평소 관심이 있는 분야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고사장마다 결시생이 한 명도 없었다거나 빈 자리를 찾아보기 거의 힘들었다는 후기에 비춰볼 때 구직난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응시생 D씨는 "이 많은 인원 중에 몇 배수나 합격시킬지 걱정된다"면서도 "그래도 올해 LG가 채용을 많이 한다고 들은 듯해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LG그룹은 올해 상반기 △LG전자 (93,900원 ▲100 +0.11%)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실리콘웍스 △LG화학 △LG하우시스 △팜한농 △LG CNS △LG상사 △서브원 △지투알 △판토스 등 총 12개 계열사에서 공개채용을 실시한다.

이날 서울, 대전, 광주, 부산 4개 도시 총 15개 검사장에서 일제히 인적성검사가 실시됐다. 곳에 따라 차이가 있겠으나 한 고사장마다 800~1000명 가량의 응시대상자가 배치돼 1만2000여명 안팎의 응시생이 몰린 것으로 추산된다.

LG그룹은 올해(상·하반기) 공채와 경력 포함 약 1만 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LG 측은 시기별 채용인원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으나 최근 수년간 상하반기 대졸 공채 신입사원으로 각각 2000명 안팎씩을 뽑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LG그룹은 이번 인적성검사를 통과한 응시생들을 대상으로 면접전형을 실시한다. 면접은 4월 중순에서 6월 중 계열사별, 직무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1차 직무면접과 2차 인성면접으로 진행된다. 6월 중 최종 합격자가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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