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있었던 국토교통분야 관행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의 발표가 그런 모양새였다. 국토교통부는 민관 합동으로 구성한 혁신위를 통해 그동안 잘못됐던 국토교통 정책을 점검하고 개선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지만 정권 교체 이후 으레 하는 '영혼없는 반성문' 낭독처럼 보였다.
혁신위 구성이 현 정부와 가까운 성향으로 치우친 것 아니냐는 말도 발표장 곳곳에서 나왔다. 위원장인 김남근 변호사는 진보 성향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부회장이자 참여연대 정책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민간위원 대부분은 시민단체 활동 경력이 있거나 사회운동을 해 온 인사들이었다.
정책에 대한 평가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평가는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해야 한다.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공무원은 그대로인데 정권이 바뀌었다고 자기부정하는 것은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다음에 정권이 바뀌면 그때는 '부동산 경기를 침체시킨 규제 강화가 잘못'이라는 영혼없는 반성문을 쓰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