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운명 바꾼 노조…해외매각 찬반투표 실시키로

머니투데이 광주=변휘 기자, 김남이 기자 2018.03.30 17:40
글자크기

문 대통령까지 나서 정치논리라 안된다 지적, '법정관리' 압박에 노조, 급선회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조삼수 금호타이어 노조 집행위원장이 30일 오후 광주시청 3층 비지니스룸에서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 추진을 위한 간담회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스1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조삼수 금호타이어 노조 집행위원장이 30일 오후 광주시청 3층 비지니스룸에서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 추진을 위한 간담회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스1


‘운명의 날’,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회생절차)를 피했다. 노동조합이 해외매각 반대를 포기하고, 조합원 찬반투표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조합원 투표 과정이 남았지만 가장 큰 고비를 넘겼다.

전국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는 30일 중국 더블스타 자본유치 찬반여부를 조합원 투표로 결정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투표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4월 2일 270억원의 어음만기가 돌아오는 만큼 1일에는 투표결과를 알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일까지 해외매각 철회를 주장했던 노조 집행부는 밤사이 마음을 바꿨다. 조삼수 대표지회장은 "(해외매각 반대를) 중단하자고 지난밤에 결정했다”며 “더 이상 동지들을 불안하고 고통스럽게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 광주공장에서 열린 총파업 집회에서 조합원 찬반투표계획을 밝힌 노조 집행부는 광주시청으로 이동해 노·사·정·채(채권단) 4자 간담회에 참석했다.



간담회에는 △김종호 금호타이어 (7,260원 ▼100 -1.36%) 회장 △문성현 노사정위원회 위원장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등 9명이 참석했다. 노·사·정·채 4자는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노조에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채권단은 일단 조합원 찬반투표를 지켜본다. 30일 채권단 자율협약이 종료되지만 곧 바로 관련 조치에 들어가지 않을 계획이다. 다음달 2일 주주협의회를 열 계획으로 산은의 조합원 투표결과 통보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노조가 급선회한 것에 대해 노·사·정·채 4자 압박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본다. 이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회재정부 장관, 최종구 금융위원장 등이 일제히 오전부터 법정관리 위험성을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정치적 논리로 해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노조를 압박했다.


특히 노조 내부에서 법정관리와 대규모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 법정관리에 돌입하면 전체 인원의 30~40%를 구조조정할 수밖에 없고, 최악의 경우 파산에 이를 수도 있다.

노조 집행부도 줄곧 주장한 국내 기업 인수가 실현 가능성이 없어지자 마음을 접었다. 이에 업계에서는 찬반투표를 진행할 경우 해외매각에 찬성하는 표가 더 많이 나올 것으로 본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