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페이스북 주가는 2.56% 떨어지는 등 이틀 새 9% 넘게 추락했다. 이로써 페이스북 시가총액이 약 500억달러(약 53조원) 증발했다.
더 분노한 이들은 페이스북 이용자들이다. 페이스북을 믿고 건넨 개인정보가 자신의 동의도 없이 제3자에게 유출돼 정치적으로 악용되기까지 했다는 데 환멸을 느끼고 있다.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트위터 등 다른 SNS(사회관계망)를 통해 '페이스북을 삭제하라'는 해시태그를 공유하며 페이스북 탈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때 페이스북 임원을 지냈던 브라이언 액튼 왓츠앱 창업자가 트위터를 통해 페이스북 삭제 운동을 권고하고 있다./사진=브라이언 액튼 트위터
연일 위기가 커지고 있지만 저커버그 CEO는 침묵하고 있다.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씨넷은 "저커버그와 셰릴 샌드버그는 어디에 있나? 수천만 명의 개인정보가 흑색 정치선전에 악용되는 시스템을 만든 건 바로 그들"이라고 비판했다. 샌드버그는 페이스북 COO(최고운영책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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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저커버그의 은신은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정보 유출 파문에 이어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에도 관여한 의혹이 더해지면서 저커버그는 미국과 영국 국회 청문회는 물론 유럽 의회에도 불려나갈 처지가 됐다.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 소속 마크 워너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날 "저커버그를 비롯한 (IT업계) CEO들이 의회에서 증언할 때가 됐다. 미국인들은 2016년 대선 기간 소셜미디어에서 벌어진 조작에 대해 답변을 들을 권리가 있다"고 저커버그를 압박했다.
한편 미국 뉴욕 및 매사추세츠주 검찰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공동수사에 착수한다. 2개주 검찰은 페이스북에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의 데이터 사용 내역이 담긴 정보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또 페이스북의 이용약관, 개인정보 취급방침 및 사용자가 2013년부터 정보수집과 관련해 받은 모든 알림에 대한 정보를 요청했다.
CA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거 캠프에 페이스북에서 수집한 개인정보를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