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문제 안 일으킬 사람 골라 돈 받자'"

머니투데이 이보라 , 한정수 기자 2018.03.2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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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 (상보) "MB, 이팔성 '매관매직' 대가로 1000만원대 정장 받아"

"MB '문제 안 일으킬 사람 골라 돈 받자'"


이명박 전 대통령(77)이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중소기업 사주나 개인 중에서 나중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사람을 선별해 은밀히 불법자금을 받자”고 측근들과 공모한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다.

20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2007년 8월쯤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83),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81) 등과 이 같이 공모했다고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했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승리해 대통령 당선이 유력한 상황이었다.



이 전 대통령 등은 2003년 불법 대선자금 수사 당시 2002년 대선에서 대기업으로부터 거액을 불법수수한 혐의로 여러 정치인이 구속되거나 형사처벌 받은 점을 고려해 100대 그룹 등 대기업 대신 중소기업 또는 개인을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이 같은 계획 아래 이 전 대통령 등이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22억6230만원) △김소남 전 의원(4억원)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5억원) △손병문 ABC상사 회장(2억원) △지광 스님(3억원) 등 민간에서 30여억원을 수수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불법자금 수수를 총괄해 지시·감독하고, 이 전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을 보좌하며 적당한 제공자를 물색·모집하는 한편 불법자금을 수수하거나 관련자에게 이를 받도록 지시하는 역할을 맡았다. 최 전 위원장과 천신일 세중 회장(74), 송정호 전 법무부 장관(76) 등은 제공자를 물색 또는 선별해 불법자금을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이 전 대통령과 맏사위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변호사)가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에게서 인사 청탁 등의 대가로 1000만원대 상당의 고가 정장을 받았다는 혐의도 적시됐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2007년초 유력한 대선 후보였던 이 전 대통령에게 국회의원 공천 또는 주요 금융기관장 선임 등을 부탁할 목적으로 총 22억6230만원 상당의 금품을 건넸다. 이 전 회장은 2008년 초 직접 디자이너를 대동하고 삼청동 공관에서 이 전 대통령과 이 전무 등 사위 2명을 만나 가봉을 한 뒤 이들에게 1050만원 상당의 정장과 180만원 상당의 코트를 전달했다.


이 전 회장은 2010년 12월에는 이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에게 240여만원 상당의 루이비통 가방에 현금 1억원을 담아 건넨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이를 이 전 대통령의 딸이자 이 전무의 부인인 이주연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그 대가로 이 전 회장을 우리금융 회장에 선임되도록 하고, 그가 연임하는 데도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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