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회장님 동문-협력사 임원…엔터회사 사외이사 누구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배영윤 기자 2018.03.19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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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그들만의 세상]⑩SM·YG·CJ E&M 등 변호사·회계사 등 두루 발탁, 젊은 층 비중 높아

편집자주 본격적인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기업마다 사외이사 물갈이가 한창이다. 자리를 차지하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 사이에 암투가 벌어지는가 하면 노골적인 청탁이 오고 가기도 한다. 기업 경영의 한 축이라는 본연의 기능보다는 은퇴한 유력인사들의 '인생3모작', 혹은 현직들의 '꿀 부업'이라는 매력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때론 권력에 대한 방패막이, 혹은 기업 장악을 위한 수단으로도 활용되기도 한다. 사외이사 세계의 현실과, 개선 가능성을 짚어본다.

[MT리포트]회장님 동문-협력사 임원…엔터회사 사외이사 누구


주주총회 시즌이 계속 이어지면서 여러 기업에서 다양한 경력을 가진 새로운 사외이사들의 면면이 속속 알려지고 있다. 50~60대 남성으로 교수와 법조인, 전직 관료 출신들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유시민 작가(전 국회의원), 배우 이서진(자동차 섬유내장재 기업 두올 사외이사), 윤태영(디지털시각효과 전문업체 덱스터 사외이사)씨 등 문화예술인도 양념처럼 등장한다.

그렇다면 문화계의 권력으로 등장한 에스엠 (85,900원 ▲3,200 +3.87%), 와이지엔터테인먼트 (43,150원 ▲350 +0.82%), JYP Ent. (60,000원 ▼100 -0.17%), 키이스트 (6,600원 ▼20 -0.30%), 쇼박스 (3,530원 ▼20 -0.56%), CJ E&M (98,900원 ▲2,200 +2.3%) 등 엔터테인먼트 관련 회사들은 어떤 이들을 사외이사로 발탁했을까. 일단 오너나 최대주주가 상대적으로 젊은 편인 이들 기업들은 사외이사도 대개 최대주주의 동년배를 발탁해 상대적으로 젊은 임원진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전문직에 대한 선호는 여전하지만 교수 출신보다는 변호사, 회계사 등이 두루 포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머니투데이가 주요 엔터테인먼트 기업 11개사의 전자공시(사외이사 재직현황)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대부분의 기업에서 사외이사들은 대개 최대주주나 회장과 비슷한 연령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창훈 전 대한항공 사장(SM 사외이사)지창훈 전 대한항공 사장(SM 사외이사)
최근 키이스트와 에프엔애드컬쳐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던 SM그룹의 상장사인 SM의 사외이사는 조수현 전 굿모닝신한증권(현 신한금융투자) 상무, 지창훈 전 대한항공 사장 등이다. 이들은 1953년생으로 이수만 SM회장과 대개 비슷한 연배다. 또 지 전 사장은 이수만 회장과 고교 동문 사이기도 하다.



SM그룹의 또다른 상장사인 SM C&C (2,215원 ▼15 -0.67%)는 사외이사 중에 연기자 겸 가수인 김민종씨가 포함돼 눈길을 끈다. 김민종은 또다른 계열사 SM컬처앤콘텐츠 사외이사로 수년간 활동해 왔다. SM C&C의 또다른 사외이사로는 조병규 태평양 변호사 등이 있다.

배우 배용준이 이끄는 키이스트와 서태지와 아이들 출신의 양현석 회장의 YG엔터테인먼트는 해외 인사를 사외이사로 발탁해 글로벌사업 협력을 중시한 것으로 파악된다. 키이스트 사외이사로는 배용준의 주활동무대이기도 한 일본의 타카하시 타다시씨(주요 경력을 (주)응원단 대표이사로 기재)가 있고 YG의 사외이사로는 앤드류 위 우(ANDREW YUE WU) LVMH 중국사업부 대표, 탕 시아오밍(TANG XIAOMING) 중국 연예투자 관련 회사 임원 등이 포함돼 있다.

YG엔터테인먼트와 가수 겸 제작자인 박진영의 JYP 엔터테인먼트는 회계사들을 사외이사에 포함시킨 공통점도 있다. YG엔터는 이호상 선경회계법인 대표(전 다음커뮤니케이션 감사팀장)를, JYP는 이계천 Kz Corporation 대표이사(전 삼일회계법인 회계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또 에프엔씨애드컬쳐는 정해균 세무사가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다.
연기자 김민종(SM컬쳐앤콘텐트 사외이사)연기자 김민종(SM컬쳐앤콘텐트 사외이사)
업계에서는 이들 기업들이 상장 등의 과정에서 회계 처리나 세금 문제가 해결과제로 떠올랐을 때 이들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했거나 도움을 주고받은 친분이 사외이사 선임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영화 관련 회사인 NEW (3,315원 ▼25 -0.75%)에는 김정기 저스틴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문유식 화성SNC 대표이사가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상대적으로 신생회사인 이들 외에 대기업 계열 회사들은 법조계 인사나 전현직 관료 등을 주로 쓰는 기존 기업들의 사외이사 구성내역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 관계사로 보광그룹과도 관련이 있는 제이콘텐트리는 오정규 전 농림수산식품부 차관이, CJ그룹의 CJ E&M 사외이사로는 임주재 전 주택금융공사 사장, 박양우 전 문화관광부 차관, 홍지아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등이 등재돼 있다.

오리온그룹의 쇼박스 사외이사로는 임원빈 세무법인 가교 대표이사, 김성수 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이완목 전 대검찰청 사무국장 등이 포함돼 있다. 그룹 주변에서는 상대적으로 송사를 많이 겪었던 모그룹 오리온의 사정과 무관치 않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오리온이 지난 13일 공개한 신규 사외이사 후보도 박종구 전 감사원 감사위원, 김은호 김&장 법률사무소 고문(전 부산지방국세청장), 김홍일 세종 변호사(전 부산고검장) 등 법조계나 관계 인사들이 대거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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