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복인 KT&G 사장 '관치 논란' 뚫고 연임 확정(종합)

머니투데이 대전=유영호 기자 2018.03.16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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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현장]출석주식 76% "연임 찬성"… 백복인사장 "담배·홍삼·부동산 균형 포트폴리오로 주주이익 극대화"

백복인 KT&G 사장이 16일 오전 대전 대덕구 KT&G 인재개발원 비전홀에서 열린 KT&G 제3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8.3.16/뉴스1 © News1 주기철 기자백복인 KT&G 사장이 16일 오전 대전 대덕구 KT&G 인재개발원 비전홀에서 열린 KT&G 제3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8.3.16/뉴스1 © News1 주기철 기자


백복인 KT&G (89,300원 ▼800 -0.89%) 사장의 연임이 확정됐다. 2대 주주인 기업은행(지분율 6.93%)이 연임을 반대하면서 벌어진 ‘표대결’에서 승리하면서다. 지분율 50%가 넘는 외국계 주주의 지지의 이끌어 낸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KT&G 이사회는 16일 오전 10시 대전 평촌동 본사에서 열린 제3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백복인 사장 선임의 건’을 가결했다. 이로써 백 사장의 임기는 오는 2021년 정기주주총회까지로 3년 늘어났다.



백 사장은 주총 직후 “급격히 변화하는 산업환경 속에서 회사를 이끌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성장 중심의 공격적인 해외사업 확대 전략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홍삼과 제약, 화장품, 부동산 사업 공고화로 균형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주주가치 극대화와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1965년 경북 경주 출신인 백 사장은 KT&G(과거 한국담배인삼공사)의 첫 공채 출신 첫 최고경영자(CEO)로 2015년 취임했다. 1993년 평사원으로 입사, 그동안 전략과 마케팅, 글로벌, 생산, 연구개발(R&D) 등 주요 보직을 다양한 업무 경험을 쌓았다.



취임 후 글로벌 사업 확대에 역량을 집중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해외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국내 담배시장에서는 궐련형 전자담배 ‘릴(lil)’을 출시한지 3개월만에 누적판매량 20만대를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실제 KT&G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사장 후보로 백 사장을 단독 추천하면서 “사업에 대한 장기비전 및 전략, 혁신 의지, 글로벌 마인드 등에 대해 심사를 벌인 결과 백 사장을 최적임자로 결정했다”며 “지난 3년간 회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리더십 측면에서 특히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백 사장의 자연스러운 연임을 전망했다. 하지만 2대 주주인 기업은행(지분율 6.93%)이 연임에 반대 입장을 내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기업은행 측은 이날 주총 주주발언에서도 “백 사장은 해외투자 사업과 관련한 분식회계 의혹이 금융감독원의 정밀조사가 진행 중이고, 전직 임직원들이 검찰에 고발도 했다”며 ”(백 사장이 연임하면) 결과에 따라 영향이 없을 수 없고 주주의 이익을 헤치는 결과가 나온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백 사장과 KT&G는 ‘관치 논란’을 앞세워 우호세력을 집결했다. 정부가 최대주주인 기업은행이 사기업 CEO 선임에 개입하는 것 자체가 현 정부 기조와 맞지 않다는 것. 실제 당초 백 사장 연임에 반대할 것으로 분석된 최대 주주 국민연금(지분율 9.09%)이 주총을 하루 앞둔 15일 ‘중립 표결’(다른 주주의 찬성·반대 비율에 맞춰 의결권 행사) 입장을 밝힌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날 주총 표결 결과 의결권이 있는 전체 발행주식 수 1억2626만5127주 가운데 56.34%(7114만2223주)가 백 사장의 연임을 찬성했다. 의결권 위임을 포함해 주총 출석주식 수(9328만7928주)만 따지면 찬성률은 76.26%다. 외국계 주주 상당수가 백 사장 연임에 찬성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기업은행은 KT&G 경영참여를 목적으로 한 백 사장 연임 저지 및 이사회 진출에 모두 실패했다. 주총에서 기업은행이 요구한 ‘사외이사 2명 증원의 건’은 부결됐고, 신임 사외이사 선임 건은 사측이 추천한 백종수 법무법인 동인 구성원변호사가 선임된 것. 전략적 판단 실패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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