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서울, 썰렁한 지방’…청약쏠림 심화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18.03.09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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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길동 1순위 최고 19대 1...제주 한림읍 0건 접수

‘뜨거운 서울, 썰렁한 지방’…청약쏠림 심화


서울과 지방간 아파트 분양시장 온도차가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다. 서울은 청약 경쟁률이 고공행진을 이어갔지만 지방은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했다. 정부 부동산 규제로 이런 현상은 더 심화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8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7일 진행된 서울 신길동 대림산업 ‘e편한세상 보라매2차’ 청약접수 결과 최고 18.75대1(전용면적 59㎡A형)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84㎡도 A·B·C형 모두 경쟁률이 7대1을 넘었다.



분양시장 관계자는 “분양가 5~6억원대로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고 7호선(신풍역)을 통해 강남권 이동도 편리해 실수요자 선호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이달 서울에서 분양하는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자이 개포’(1996가구) △마포구 염리동 ‘염리3구역재개발’(1694가구) △양천구 신정동 ‘신정뉴타운2-1구역 래미안’(1497가구) △서초구 서초동 ‘서초우성1재건축’(1317가구) 등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도 청약 접수자가 대거 몰릴 전망이다.



서울 분양시장과 달리 지방 소재 아파트 청약 접수 성적은 초라하다.

롯데건설이 경남 창원 회원1재개발 구역에 짓는 ‘창원 롯데캐슬 프리미어’는 지난 7일 진행된 1순위 해당지역 청약 접수건이 분양 물량에 못 미쳤다. 411가구를 모집한 전용면적 84㎡A형은 접수자가 398명에 그쳤고, 84㎡B형은 1순위 기타지역 접수자를 모두 합쳐도 미분양(24가구)이 발생했다.

조선업 구조조정 여파로 창원 지역 부동산 경기가 크게 악화되자 대형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마저 인기가 시들해진 것이다.


중소건설사가 짓는 소형 단지 아파트는 타격이 더 크다. 석연종합개발이 제주 한림읍에 짓는 ‘제주대림 위듀파크’는 42가구 모집에 1순위 청약이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2순위 청약도 3건에 불과했다. 제일종합건설이 분양한 경북 울진군 ‘리버사이드빌’도 34가구 모집에 1순위 청약은 1건 접수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분양시장 초양극화 현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투자자문부 부동산수석위원은 “정부 규제와 지역 경기 침체가 맞물려 지방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며 “지방 분양시장은 지난해보다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함영진 부동산114센터장은 “청약 가점제 개편으로 실수요자 당첨 확률이 높아지면서 가격, 입지조건, 공급과잉 문제를 두루 고려하다보니 아무래도 지방보다 서울이나 수도권 중심지로 청약수요 쏠림 현상이 강하다”며 “당분간 이런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5만9104가구로 전월말에 비해 3.1% 증가했다. 이 가운데 83%인 4만9256가구가 지방에 몰려있다. 지역별로 경남(1만3227가구), 충남(1만1352가구), 경북(7806가구), 충북(4634가구) 순으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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