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악화에 가치절하된 '뽀로로치약'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8.03.05 14:36
글자크기

코넥스 상장사 케이엠제약, IBKS제3호와 스팩합병 추진…현재가치보다 낮은 합병비율 책정

코넥스 상장회사 케이엠제약이 스팩합병상장을 결정한 가운데 현재 시장가치보다 낮은 기업가치를 책정해 눈길을 끈다. 화장품 업종에 대한 투자 열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는데다 수익성 악화라는 악재를 반영한 결과라는 해석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케이엠제약 (39,000원 ▲1,800 +4.8%)IBKS제3호스팩 (829원 ▼9 -1.07%)과 합병을 통해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주관사는 IBK투자증권이다. 합병 완료를 통한 신주상장예정일은 오는 8월 28일이다.
수익성 악화에 가치절하된 '뽀로로치약'


IBKS제3호스팩과 케이엠제약의 합병비율은 1대 7.09다. 이를 바탕으로 한 케이엠제약의 합병 뒤 예상 시가총액은 408억원이다. 현재 코넥스에서 형성된 케이엠제약 시가총액 467억원보다 작다. 케이엠제약은 합병비율 산정 과정에서 할인율 26.7%를 적용해 한 주당 기업가치를 1만4195원으로 책정했다. 현재 케이엠제약 주가는 2만800원이다.



케이엠제약이 이처럼 낮은 합병비율을 받아들인 이유는 수익성 부진이 첫 손에 꼽힌다. 3월 결산법인인 케이엠제약의 2017년 매출액(2016년 4월~2017년 3월)은 176억원으로 전년대비 9.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3억원으로 전년대비 24.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9.5%에서 13.3%로 하락했다.

2018년 예상 실적을 살펴봐도 수익성 악화는 지속된 것으로 파악된다. 2018년(2017년 4월~2018년 3월) 예상 실적은 매출액 182억원, 영업이익 21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11.8%다.



케이엠제약의 최근 실적이 성장세가 주춤한데다 수익성 지표가 악화하면서 높은 기업가치를 끌어내는 데 부담이 컸을 것이란 분석이다. 2018년 순이익을 20억원으로 가정하더라도 408억원의 기업가치는 PER(주가수익비율) 20배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케이엠제약은 '뽀로로 치약'으로 유명한 생활용품 및 화장품 회사다. 뽀로로 저작권 소유자인 아이코닉스와 제휴해 뽀로로와 '꼬마버스 타요' 등 캐릭터를 활용한 영·유아용 구강청결제, 샴푸, 바디워시 등을 생산한다. 다만 최근 뽀로로와 관련된 사업을 영위하는 다른 기업의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케이엠제약 역시 성장동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케이엠제약은 코스닥 상장을 통해 캐릭터 라이선스의 경쟁력을 높이고, 면세점 진출 확대, 해외 공략 강화, 재무 건전성 개선 등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 뽀로로 등 국내 캐릭터를 활용한 생활용품 등 제품이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가 주요 투자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엔지켐생명과학 등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한 기업의 성공 사례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케이엠제약 역시 주목을 받을 수 있다"며 "다만 화장품 업종이라는 점과 최근 뽀로로 캐릭터를 활용한 여러 사업의 성장성이 주춤한 점에서 대박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히려 케이엠제약의 합병비율이 회사의 기업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판단할 경우 코스닥에 상장돼있는 IBKS제3호스팩에 투자하는 것도 하나의 투자 전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케이엠제약 차트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