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조정·반등 되풀이 되는 변동성 장세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18.02.2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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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전]

글로벌 주식시장이 완만한 회복세 보이고 있다. 2월 초 지수조정 분을 절반 정도 회복한 상태다. 문제는 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2월 지수 조정에 투자자들이 날을 세웠던 이유는 2007년 여름의 시장 상황과 유
사했기 때문이다. 2007년 여름은 완만한 경기 회복세가 진행됐고, 시장의 변동성이 장기간 낮게 유지됐던 시기다.



이후 지수 하락은 갑작스럽게 찾아왔고 금융공학 상품의 기계적 청산은 시장 하락을 가속화시켰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2월 시장 조정은 우리가 외면하고 있었던 리스크를 상기시켜주는 계기가 됐다"며 "가장 크게 이슈가 되었던 것은 VIX 관련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2월5일 VIX는 전일 대비 113% 상승했는데, 이에 따라 공매도 포지션을 취하고 있던 투자자들의 타격이 컸다. SVXY, XIV와 같은 ETP 펀드의 순자산은 하루 만에 96% 하락하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공매도 포지션을 손절하기 시작했고, 주식시장에 대규모 매도물량이 출회되며 지수가 크게 하락했다. VIX 공매도 포지션 청산이 주식시장에 타격이 컸던 것은 지난 2년간 VIX 공매도 전략 인기도가 높아지며 펀드 규모가 크게 성장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 연구원의 판단이다.

정 연구원은 "VIX 상품은 근월물 옵션 가격으로 산출한 변동성과 차월물 옵션으로부터 산출한 변동성을 잔존기간만큼 롤링해서 운용된다"며 "상품 구조의 특성상 만기가 가까워질수록 위험에 대한 프리미엄이 줄고 원월물에 대한 위험 프리미엄이 존재하기 때문에 VIX 매도 포지션은 롤오버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상품으로 투자자들의 수요가 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VIX 급등에 따른 숏커버가 대규모 주식 매도물량 출회로 이어지긴 했지만, 일시적 이벤트로 보인다"며 "VIX 관련 ETP 상품의 규모가 31억 달러 수준에 불구하고, VIX공매도 포지션이 대부분 청산된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어떻든지 간에 오랜 기간 낮게 유지됐던 시장의 변동성이 구조적으로 높아졌던 사례는 1998년, 2007년을 참고해 볼 수 있다. 공통점은 인플레이션율이 2%에 근접하며 상승했던 시점이라는 점이다.

타이트한 고용환경이 임금상승으로 이어졌고, 제조업 경기 호황이 진행되며 시장의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졌다. 경기 강도나 기업 이익 측면에서 지금은 2007년 보다는 1998년 상황이 더 가까워 보인다고 정 연구원은 설명했다.

경계할 부분은 높아진 금리가 시중 유동성을 위축시킬 가능성이다. 금리 수준이 경제성장을 위협할 수준까지 높아질 경우 경기 지표가 견조한 상황에서도 시장은 조정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저금리 상황 속 매니저들이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하이일드 채권 및 레버리지론 등 고수익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려왔고 리스크 프리미엄이 크게 축소됐다. 2013년은 중앙은행 긴축에 대한 우려가 시장 리스크 프리미엄 급등으로 이어졌던 대표적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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