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KRX300 들고 4월부터 연기금 만난다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2018.02.18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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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300 이용한 ETF 및 선물 상장된 후 연기금에 'KRX300 지수 사용해달라' 설득할 계획"

한국거래소가 조만간 연기금 담당자들을 만나 KRX300 지수 사용 설득에 나선다.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 만들어진 KRX300 지수 성과가 연기금 참여에 달렸기 때문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인덱스 사업부는 4월 연기금 담당자들을 만나 KRX300 지수를 벤치마크로 설정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3월 말 KRX300을 추종하는 ETF(지수연동형 펀드)와 KRX300 지수 선물이 상장된 후 연기금을 설득하는 것이 용이하다는 판단에서다.



거래소 관계자는 "KRX300을 이용한 ETF와 선물이 상장된 뒤 연기금을 상대로 '우리가 여건을 최대한 조성해 놨으니 이제 KRX300을 사용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며 "4대 연기금(국민연금기금, 공무원연금기금, 우체국보험기금, 사학연금기금) 관계자들을 첫 대상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120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운용했는데, 이중 2~3%만 코스닥 종목에 투자했다. 통합지수로 사용된 KRX100, KTOP30의 경우 코스닥 편입 종목이 각각 1개, 9개로 적었기 때문이다.



반면 KRX300 지수에는 코스닥 종목이 68개 포함돼 있고 통합지수 전체 시가총액의 6.5%를 차지한다. 연기금이 KRX300을 벤치마크로 설정하면, 연기금 자금이 집행되면서 코스닥에 기관 수급이 대량으로 들어올 수 있다.

거래소는 기획재정부가 주식시장에서 코스닥 등에 분산 투자할 경우 기금평가에서 유리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연기금의 KRX300 지수 사용을 촉진할 것으로 본다.

이와 관련, 기재부는 지난달 연기금의 코스닥 시장 투자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운용상품집중도를 평가할 때 대상 상품 중 국내주식형을 코스피 주식과 코스닥 주식으로 구분하고 배점을 기존 5점에서 6점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연기금이 지금 당장 KRX300 지수를 사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벤치마크를 변경하려면 국민연금은 기금운용위원회를 거쳐야 하고, 국민연금기금운용지침(투자정책서)을 개정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4분기 '코스닥 투자를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발표한 이후 별다른 논의가 없다. 사학연금도 자산운용위원회, 운영위원회, 이사회의 심의 의결을 거쳐 자산운용지침을 바꿔야 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 활성화 정책의 핵심이 연기금의 시장 참여인 만큼 거래소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후에는 해외에도 KRX300을 알려 투자를 확대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기금은 올해 1월부터 지난 14일까지 코스닥 시장에서 1조4659억원을 매수하고 1조3952억원을 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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