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파에 범죄도 '꽁꽁'?, 1월 112신고 4만건↓

머니투데이 최민지 기자 2018.02.02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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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신고 통계 따져보니, 날 추우면 신고건수도 '뚝'…강추위 휩쓴 23일, 4160건 줄어

112 신고 접수 통계. / 그래픽=최헌정 디자이너112 신고 접수 통계. / 그래픽=최헌정 디자이너


상대적으로 따뜻했던 지난해 1월보다 강력 한파가 몰아닥친 올해 1월에 경찰 112신고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너무 추우면 범죄도 줄어든다'는 속설이 일정 부분 통계로 확인된 셈이다. 매서운 날씨에 사람들의 외부 활동이 위축되면서 사건 사고가 생길 겨를이 적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1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24일까지 전국에서 집계된 112신고는 총 103만904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4만563건) 줄었다. 이 기간 평균기온은 영하 0.9도로 전년(영상 0.2도)보다 1도 이상 낮았다.



2017년과 2018년 1월 중 신고 건수 차이가 가장 큰 날은 둘째 주 일요일이었다. 112신고는 유동인구가 많은 주말에 많이 접수되고 평일에는 줄어드는 등 요일에 따른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같은 날짜가 아닌 요일끼리 비교했다.

지난해 1월 둘째 주 일요일(8일) 접수된 112신고는 4만5309건이었다. 당시 전국 평균 기온은 7.2도로 포근했다. 반면 영하 0.3도를 기록한 올해 1월 둘째 주 일요일(7일) 접수된 112신고는 4만808건이었다. 기온이 7.5도 낮아진 가운데 신고가 9.9%(4501건) 줄어들었다.



기록적 한파가 본격화된 올해 1월 넷째 주 화요일(23일) 역시 지난해 같은 요일(2017년 1월 24일)보다 신고 건수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지난달 23일은 전국 평균 기온이 전날(22일) 영상 2.9도에서 영하 6.4도로 급격히 떨어지며 전국 곳곳에 한파특보가 내려진 시점이다. 이날 서울 최저기온은 영하 15도를 기록했다. 112신고 건수는 지난해 4만4421건에서 올해 4만261건으로 9.4%(4160건) 줄었다.

반대로 기온이 높은 날은 112신고도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지난해보다 신고가 가장 많이 늘어난 날은 1월 넷째 주 일요일(21일)이었다. 이날 전국 평균기온은 영상 1.2도, 신고는 4만3971건이었다. 반면 영하 3.7도였던 지난해 같은 요일(2017년 1월 22일)은 신고가 4만2236건이었다. 따뜻했던 올해 신고가 4.1%(1735건) 늘었다.

같은 해 한 달 통계만 봐도 기온이 낮을 때 신고 건수가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난다. 올해 1월1일~24일 중 신고 건수가 가장 적은 날은 전국 평균 영하 10.4도를 기록한 24일이었다. 이날 접수된 신고는 3만8878건이다. 1월 중 유일하게 하루 신고 건수가 4만 건 밑으로 떨어진 날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최저 신고 건수를 기록한 날도 전국 평균 영하 4.8도를 기록한 15일이다. 이 기간 중 두 번째로 추운 날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통상 유동인구가 많은 여름이나 금요일, 토요일 밤에 취객 관련 사건 사고, 교통불편 등을 호소하는 112신고를 중심으로 건수가 늘어난다"며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면 야간 활동량이 상대적으로 줄어 신고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물론 그렇다고 강력 범죄 자체가 줄어든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 관계자는 "춥고 눈·비가 내려 날씨가 궂은 날에는 외출이 적어 가정폭력이나 또 다른 강력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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