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77,400원 ▼800 -1.02%)는 31일 이사회에서 역대 최고 수준의 배당과 함께 50대 1의 주식 액면분할을 결의했다. 오는 3월 23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액면분할을 최종 의결하면 발행주식 1주당 액면가액이 5000원에서 100원으로 변경하는 절차가 진행된다. 발행주식 1주당 액면가 100원은 상법상 최저액이다.
노희찬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3월 말 주총에서 정관을 변경하고 액면분할된 주식과 거래 중인 주식을 교환하는 절차를 마무리하면 오는 5월16일부터 분할된 주식으로 거래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액면분할이 10대 1 수준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의 50대 1 액면분할은 시장에서도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지난해 총 9조2000억원을 투입해 4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 소각한 데 이어 주주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완결판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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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에서 지난해 이익현금흐름의 50%인 5조8000억원 전액을 배당하는 안건도 의결했다. 당초 계획 4조8000억원보다 배당액이 1조원 늘었다. 전년 배당액 대비 46% 늘어난 액수다. 보통주 1주당 2만1500원, 우선주 1주당 2만1550원이 기말 배당된다.
노희찬 사장은 "앞으로 3년 동안 잉여현금흐름의 최소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고 배당은 매년 9조6000억원 수준으로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대실적의 쌍두마차는 D램과 낸드플래시다. 지난해 반도체부문 영업이익률은 47.4%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반도체 시장도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전세원 메모리반도체 담당 전무는 "고용량 콘텐츠 증가와 스마트폰 고용량화, 데이터센터의 고용량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채택 확대 등으로 시장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반면, 공급은 단기간에 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역대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올해 시설투자 계획을 확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이 구속수감된 상황에서 신규투자 등을 확정하기 어려운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통상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1월 말 새해 투자계획을 밝혀왔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투자규모를 공개하지 못했다. 지난해 시설투자액은 43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투자액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지난해보다는 줄어들 전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