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이 처음 버크셔에 투자한 건 1962년 12월의 일이다. 주당 7.5달러에 2000주를 매입했다. 버핏은 1965년 아예 이 회사 경영권을 인수했다. 당시 작은 방직회사에 불과했던 버크셔는 현재 90여개의 자회사를 거느린 초대형 지주회사로 성장했다. 7.5달러였던 주가는 무려 430만% 올랐다. 미국에서 주가가 1000달러 선에 오른 기업이 아마존, 알파벳(구글 모회사) 등 손에 꼽을 정도인 걸 보면 버크셔의 주가는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버크셔는 1980년대에 1000달러 선을 넘었다.
대신 그는 1996년 기존 주식을 'A주'로 삼아 A주의 30분의 1 가격에 'B주'를 발행했다. 2010년에는 B주를 50대 1로 액면분할해 가격을 더 낮췄다. 이 결과 B주 가격은 A주의 150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개미'들의 투자 기회가 대폭 넓어진 셈이다. 그 사이 버핏의 고향인 미국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리는 버크셔의 연례 주주총회는 버핏을 추종하는 이들의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버크셔 B주는 이날 214.41달러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액면분할로 바뀔 게 없다는 게 버핏의 생각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액면분할로 유통되는 주식 수를 늘리고 주가를 낮춰봐야 근본적인 기업 가치가 바뀌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버핏은 버크셔 주가가 1300달러 수준이던 1984년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액면분할이 기업 가치보다 주가에 초점을 맞춘 행위라고 비판한 바 있다. 그러면서 단지 액면분할 때문에 투자하는 이들은 결국 주주의 질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WSJ는 미국 주요 기업들도 최근 액면분할을 꺼리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S&P다우존스지수에 따르면 1990년대에는 뉴욕증시 간판 지수인 S&P500에 편입된 기업 가운데 평균 64곳이 매년 액면분할을 했다. 1997년에는 무려 102건의 액면분할이 있었다. 그러나 2008~2016년에 액면분할을 한 기업은 연평균 11곳에 불과했다. 특히 2016년에는 7곳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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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세계 최대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애플은 2014년 7대 1의 액면분할을 단행했다. 팀 쿡 애플 CEO(최고경영자)는 당시 더 많은 투자자들이 애플에 접근할 수 있게 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