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ICT(정보통신기술) 업체와 손잡고 준비 중인 '홈투카(Home to Car)' 서비스를 가상으로 재현해본 것이다. 홈투카는 집이나 직장 등 외부 생활공간에서 차를 원격으로 제어하는 서비스다.
이처럼 일부 사례지만 인간의 마지막 발명품이라 불리는 'AI'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기술로 부각된 지 오래다. 이미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을 통해 사물인식과 자연어처리(음성인식) 등 인간 고유의 영역에 자리하며 자율주행과 커넥티드 카 분야를 중심으로 자동차 산업의 혁신을 빠르게 주도하고 있다.
현대차 자율주행 기술 구현에 활용될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사진제공=현대차
현대차가 이달부터 평창 동계올림픽과 연계해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 기반의 자율주행차에 장착해 실제 도로에서 운영할 '어시스턴트 챗(Assistant Chat)'도 대표적 AI 기술이다.
일상적인 대화도 가능하고 일반상식과 주식정보, 차량기능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단 영어를 기반으로 작동되지만 내년부터 이 기술이 장착될 신차에선 한글 인식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는 계기판의 대형 모니터에 3D 홀로그램 형태로 등장하는 지능형 가상비서를 구현하는 제어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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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연동된 이 비서는 운행 상황에 따라 자율주행과 일반주행을 오갈 수 있도록 안내한다. 특히 룸미러에 위치한 카메라가 운전자를 모니터링해 졸음운전을 방지할 수 있도록 하고, 시트에 부착된 센서로 운전자의 호흡과 심박상태를 측정해 알려준다.
현대모비스의 AI 기반 차세대 자율주행 시스템 구성도/사진제공=현대모비스
일본의 혼다도 AI를 활용한 ‘보행자 움직임 예측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은 AI로 인구밀집지역 등 일반도로에서 자율주행차가 보행자 표정과 몸짓 등을 분석해 그 다음 행동을 ‘예측’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속도로와 달리 일반도로 자율주행에선 차량과 보행자, 자전거 등이 혼재하는 것 외에도 주행차선이 복잡해지기 때문에 이런 환경을 스스로 학습해 알고리즘을 향상하는 AI의 딥러닝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화하는 'AI'…로봇택시 구현에 양자컴퓨터·카메라로 영역 확장
독일의 자동차 부품업체 보쉬가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인 다임러 그룹과 공동 개발 중인 '로봇택시'는 더 진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운전자나 승객이 있는 곳으로 스스로 가는 이 택시를 구현하기 위해선 인간의 뇌보다 3배 빠른 초당 30조 회의 연산 작업 수행이 가능한 AI 시스템이 필요하다.
보쉬는 카셰어링이나 자율주행 택시에 활용될 '로봇택시'의 기반이 될 자율주행 차량용 AI를 2020년부터 생산한다는 목표를 내놨다.
보쉬와 다임러 그룹이 개발 중인 자율주행택시 이미지/사진제공=보쉬 공식 홈페이지
양자컴퓨터는 큐비트를 사용한다. 이진법은 0과 1의 두 숫자로 계산하지만 큐비트는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가질 수 있다. 00, 01, 10, 11 등 4가지의 상태를 연산 단위로 가지는 형태다. 따라서 이진법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고도화된 연산 능력을 가진다.
독일의 폭스바겐은 일찌감치 구글과 양자 컴퓨팅 연구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구글의 양자 컴퓨터를 사용해 자율주행 딥러닝 기술과 친환경차의 배터리 수명 예측 기법 등을 연구한다는 계획이다.
폭스바겐의 프리미엄 브랜드 아우디는 AI를 활용해 주변 환경을 3D(3차원) 모델로 정밀 구현하는 카메라를 개발했다. 전방 카메라가 찍은 도로 영상을 AI에 제공하면 이를 바탕으로 AI가 스스로 3D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규칙을 학습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이렇게 생산된 도로 환경 데이터는 자동차의 위치를 파악하는 고정밀 측위 단계에서 사용된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과 로봇 등의 신성장 분야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AI 기술을 조기에 확보하려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현대차그룹이 앞으로 5년간 AI 등 신사업 분야에 2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흐름에 뒤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사례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배터리 수명예측 등을 위해 양자컴퓨팅 기술을 활용한 폭스바겐과 구글의 협업기술 소개 이미지/사진제공=폭스바겐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