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장이 '왜 피해자 들쑤시냐, 이건 격려'라며 화내"-임은정 검사

머니투데이 이보라 기자 2018.01.30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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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 페이스북에 성추행 사건 감찰 문제 제기하는 글 재게시

임은정 검사/사진=뉴스1임은정 검사/사진=뉴스1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가 폭로한 검찰내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임은정 서울북부지검 부부장검사가 당시 감찰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검사장이 "피해자가 가만히 있는데 왜 들쑤시냐. 추태는 단순 격려였다"라며 화를 냈다는 주장이다. 이어 "피해자가 주저하고 수뇌부의 사건 무마 의지가 강경해 감찰 측도 감찰을 계속 진행하지 않았다"고 했다.



임 검사는 29일 페이스북에 지난해 7월24일 자신이 검찰 내부망에 올렸던 '감찰 제도 개선 건의' 글을 재게시했다.

임 검사는 글에서 "어느 검사의 상가에서 술에 만취한 법무부 간부가 모 검사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며 "공개적인 자리에서의 황당한 추태를 지켜본 눈들이 많았던 탓에 법무부 감찰 쪽에서 제게 피해자를 확인해달라는 연락을 했다"고 적었다.



검사는 "당연히 저는 피해자를 곧 특정해 피해자에게 감찰 협조를 설득했다"며 "하지만 피해자가 두려움으로 주저하는 게 느껴졌고 한참을 설득했는데도 피해 진술을 한사코 거부했다"고 했다.

검사는 "그날 오후 모 검사장이 호출해 '피해자가 가만히 있는데 왜 들쑤시느냐' '그 추태는 단순 격려'라는 말과 함께 화를 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검찰 내부 분위기로 감찰도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다고도 했다.

검사는 "가해 간부는 승진을 거듭하며 요직을 다녔다"며 "반면 검사장으로 승진한 가해자로 인해 피해자가 오히려 인사 불이익을 입었다는 소식을 뒤늦게 전해 들었다"고 적었다.


서 검사는 29일 검찰 내부망에 2010년 서울북부지검에서 근무할 당시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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