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BM넷이 인수한 무나투나 18개월만에 자본잠식 왜?

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2018.01.2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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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BM넷에 인수된 후 급격한 실적악화 작년 3분기 완전자본잠식…해외 사업에 이어 기초영어 교육사업도 '낙제점'

'영어공룡' 와이비엠넷 (4,140원 ▼25 -0.60%)이 인수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무나투나가 인수 1년6개월 만에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와이비엠넷이 신사업으로 추진한 기초영어 교육사업이 사실상 낙제점을 받은 것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무나투나의 지난해 9월말 기준 부채총액은 5억9700만원으로, 자산총액 5억7080만원보다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부채총액이 자산총액보다 많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



무나투나의 완전자본잠식은 와이비엠넷에 인수된 후 잇단 실적부진의 결과라는 분석이다. 2016년 3월 와이비엠넷에 인수된 무나투나는 같은해 매출액 8억3000억원과 당기순손실 6억6000만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2013년 4억5000만원, 2014년 10억2000만원, 2015년 26억원 등 매출 상승세가 인수 후 꺾였다.

특히 국내 기초영어 교육시장의 성장세와 비교하면 무나투나의 실적부진은 더욱 두드러진다. 시원스쿨을 운영하는 에스제이더블유인터내셔널은 2016년 매출액 128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과 비교해 168.1% 성장했다. 같은 기간 뇌새김과 야나두의 매출액은 각각 321억원과 34억원으로, 전년 대비 37.3%, 215% 늘었다.



무나투나가 완전자본잠식에 빠지자 와이비엠넷 측의 경영능력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무나투나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던 A씨는 "와이비엠넷에 인수된 후 무나투나 창립자였던 김모 전 대표는 점차 경영에서 배제됐다"며 "'모기업에 보고해야 한다'며 갑작스레 자료 작성 지시가 내려오는 탓에, 담당업무는 야근을 통해 소화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고객상담을 했던 B씨는 "회사가 매각된 후 매출이 급격히 줄어들었다"며 "매각 전부터 추진하던 홈쇼핑이 방영 날짜까지 잡혔다가 돌연 취소되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와이비엠넷 측은 "일부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 사실무근"이라며 "더 답변할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와이비엠넷은 기초영어 교육사업뿐 아니라 해외 사업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와이비재팬은 자산총액 134억원보다 많은 부채총액 163억원을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와이비재팬은 2014년 1월 와이비엠넷이 '오사카 영어마을' 운영을 위해 설립한 현지 자회사다.


중국 법인들도 마찬가지다. 2015년 4월 중국 칭다오에 설립한 '시사교육자문유한공사'는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액 1억2300만원과 당기순손실 1억8100만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2006년 중국 베이징에 설립한 '베이징시사교육기술유한공사'는 실적 부진 끝에 청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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