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내리는 빙점 이하 비, 온 세상이 얼어버린다면…"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18.01.2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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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복합재난 시나리오 공모전 시상식 개최

"세상을 순식간에 얼려버리고 파괴시키는 빙점 이하의 비가 한반도 전역에 수일간 지속되어, 옥외에 노출된 전선을 파괴하여 대규모 정전과 화재를 불러일으키고, 대규모 교통사고가 발생하여 재앙으로 번지게 되는데..." [아이스 스톰 - 전문가 부문 대상작 中]

"기상이변으로 인해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도시의 전력망이 마비되고 산사태로 토사가 화학공장을 덮쳐 작업자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무대의 조명이 꺼진 공연장은 혼란에 휩싸이게 되는데..."[Off Day – 학생 부문 대상작 中]



서울의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17도 까지 내려간 26일 아침. 시베리아 같은 혹한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그런데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했던 극심한 혹한기가 장시간 지속되며 사회 기반시설이 마비되는 상황이 닥친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이처럼 발생 가능한 미래재난 상황을 예측하고 위험을 전망하기 위한 국민들의 창의적인 의견이 한 자리에 모였다.



행정안전부는'2017년 대형복합재난시나리오 공모전'시상식을 2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했다.

이번 공모전은 최근 지진 및 대형 화재사고 발생으로 재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어느 때보다 고조된 가운데 재난 예방에 대한 국민들의 의견을 모으기 위해서 열렸다. 지난 11월 20일부터 12월 31일까지 전문가와 학생 부문에서 총 116편의 작품이 출품돼 열띤 경쟁을 펼쳤다.

1차 서면심사와 2차 발표심사를 거쳐 대상(행정안전부 장관상) 2편, 최우수상 4편, 우수상 6편, 장려상 10편 등 총 22편의 작품이 선정됐다. 전문가 부문 대상은 물체에 닿는 순간 모든 것을 얼려버리는 ‘어는 비’ 현상으로 대규모 교통사고를 유발하고 극심한 혹한기 재앙으로 사회혼란이 발생한다는 시나리오를 실감나게 표현한 문승욱 씨의 ‘아이스 스톰’이 수상했다.


학생 부문 대상은 이상기후로 인한 기록적인 폭우로 대규모 정전이 발생해 통신망의 연쇄적인 마비로 전국적 혼란이 일어난다는 이야기를 전개한 한승연, 주종환, 박종윤씨가 공동 제출한 ‘오프 데이’가 수상했다.

전문가 부문 최우수상은 ‘셔터’(조용환), ‘인구밀집지역 지각변동 복합재난’(최재만)이, 학생 부문 최우수상은 ‘중국 동부해안 원전사고로 인한 한반도 2차 피해’(김상유), ‘사일런트 힐’(이화진)이 차지했다. 이번 공모전에서는 원자력사고, 지진, 대형화재, 화학물질 사고 등 다양한 소재를 통해 재난에 대한 경각심과 안전사회에 대한 국민들의 염원이 잘 드러났다.

수상작품은 시나리오 공모전 공식 누리집(disaster.ne.kr)에 공개되며 재난을 예방하고 대비하기 위한 교육 훈련시 활용된다. 또한 재난피해예측 연구개발 주제로 선정하는 등 다양하게 이용할 계획이다.

류희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앞으로 국민의 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 예측하기 힘든 재난에 대비하고 예방할 수 있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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