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내년 차세대 '스탤스 펙사벡' 임상착수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18.01.22 10:16
글자크기

우두바이러스 면역체 회피 기능 탑재...암 파괴력 증강

문은상 신라젠 대표/사진제공=신라젠문은상 신라젠 대표/사진제공=신라젠


신라젠 (4,825원 ▲35 +0.73%)이 내년 상반기 펙사벡보다 진일보한 '스탤스' 우두바이러스 임상에 착수한다. 고형암 최초 바이러스 항암제인 펙사벡으로 관련 시장을 개척하고 향후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신라젠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소재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업체(CMO) ABL 유럽과 차세대 항암 바이러스 치료제 'JX-970' 임상시험용 약물 제조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계약은 신규 항암 바이러스 JX-970 임상을 위한 것으로 ABL 유럽은 제조와 품질관리 전반을 신라젠측에 제공하게 된다. ABL 유럽은 현재 간암 임상 3상 중인 펙사벡(JX-594) 임상시험용 약물 생산 공정을 진행 중이다.

JX-970 근원은 웨스턴리저브(Western Reserve) 백시니아(우두) 바이러스 균주. TK(티미딘 키나제) 효소와 VGF(백시니아 성장인자)를 제거했다. 종양을 선택적으로 살상하기 위한 장치다. 여기에 면역유도물질인 GM-CSF(과립구 대식세포 콜로니 자극 인자)를 삽입해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암이 치료된 이후 면역체들이 암을 기억해 암 세포가 발현될 때마다 공격하게 된다.



여기까지는 펙사벡과 내용이 같다. JX-970이 펙사벡과 다른 점은 면역체 감시망을 피하는 능력이다. 신라젠은 면역력이 좋은 환자일수록 펙사벡이 암에 도달하기 전에 면역체들로부터 공격을 받아 소수만 암에 도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JX-970에 '스탤스' 기능을 탑재해 암덩어리 파괴 능력을 극대화 시켰다고 보면 된다.

암에 대한 감염력이 펙사벡 균주 와이어스(wyeth) 백시니아보다 앞선 웨스턴리저브 백시니아를 활용한 것도 차이점이다. 펙사벡은 암 환자에게 고용량으로 투여할 때 1㎖당 바이러스 10억개가 들어간다. 신라젠은 내년 상반기 임상에서 JX-970이 1억개로도 펙사벡만큼의 효과를 낼 수 있는지 가능성을 타진할 계획이다. 가능성이 확인되고 시판까지 이어진다면 제조원가 경쟁력은 크게 높아진다.

신라젠은 내년 상반기 임상을 위해 지난해 3월부터 캐나다 오타와 병원 연구소(Ottawa Hospital Research Institute)에서 임상시험을 위한 초기 연구를 진행해왔다.


패트릭 마이유(Patrick Mahieux) ABL 유럽 대표는 "신라젠 항암 바이러스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며 "우리의 최종 목표는 안전하게 환자의 수요에 맞게 공급해주는 것이며 20년 넘게 바이러스 생산을 연구한 만큼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