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메르켈 기사회생하나…사민당, 대연정 본협상 승인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2018.01.22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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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민·기사연합+사민' 이번주 대연정 본협상 착수…사민당 평의원 투표 고비 남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 있는 기독민주당(CDU)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독일 사회민주당(SPD)은 이날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CDU·기독사회당(CSU) 연합과 대연정 구성을 위한 본협상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AFPBBNews=뉴스1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 있는 기독민주당(CDU)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독일 사회민주당(SPD)은 이날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CDU·기독사회당(CSU) 연합과 대연정 구성을 위한 본협상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AFPBBNews=뉴스1


독일 사회민주당(SPD)이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과 대연정을 구성하기 위한 본협상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지난해 9월 총선에서 승리하고도 의회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해 정부를 꾸리지 못한 메르켈 총리의 4기 내각 출범 가능성이 커졌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SPD는 이날 독일 본에서 특별 전당대회를 열어 지난 12일 CDU·CSU 연합과 타결지은 대연정 예비협상 합의안을 추인했다. 642명의 대의원 가운데 362명이 표결에서 지지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3당은 이번주부터 대연정 본협상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9월 총선에서 승리했다. 4연임에 성공한 셈으로 독일에서 가장 긴 16년 집권 기록을 세우게 됐다. 그러나 CDU·CSU 연합은 득표율이 약 33%로 1949년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2013년 총선 뒤 CDU·CSU 연합과 대연정을 꾸린 SPD도 역대 최저인 20.5%에 그쳤다. SPD는 총선 뒤에 제1야당의 길을 선택했다.

그 사이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약 13%의 득표율로 제3당으로 부상했다.

메르켈 총리는 당초 자유민주당(FDP), 녹색당을 아우르는 4당 연정, 이른바 '자메이카 연정'을 추진했지만 지난해 11월 협상이 실패로 끝났다. 연정을 구성하지 못한 메르켈 총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CDU·CSU 연합의 소수 정부를 구성하거나 총선을 다시 치르는 것뿐이었다.


메르켈 총리는 결국 SPD로 다시 눈을 돌렸고 3당은 지난 12일 24시간이 넘는 마라톤 협상 끝에 대연정을 위한 예비협상을 타결지었다. SPD가 이번에 본협상에 나서기로 하면서 메르켈 총리는 기사회생의 전기를 마련했다.

다만 대연정을 구성하려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다. FT는 본협상 합의안에 대한 SPD 평의원 45만명의 투표 결과가 마지막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날 대의원 투표에서 대연정 예비협상안에 대한 지지율이 56%에 그친 건 SPD 내부의 분열상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대연정이 끝내 불발되면 독일이 총선을 다시 치를 공산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 경우 메르켈 총리는 지도력에 치명상을 입고 유럽연합(EU) 통합 강화에 반대하는 AfD만 세를 더 불릴 공산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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