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대우건설 본사 사옥. /사진제공=뉴시스
여기에 연매출 1조원대의 호반건설이 국내 '빅3 건설사'인 대우건설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산은이 당초 방침을 바꿔 분할매각을 허용한 것은 특혜라는 지적도 있다.
이번 매각 협상이 최종 확정되면 대우건설은 7년여 만에 새주인을 맞는 셈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6년 대우건설 지분을 6조6000억원에 인수한 뒤 경영난을 겪자 2010년말 산은에 되팔았다.
특히 이번 협상에서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지분 전량을 1조5000억원 이상에 사들이되 일단 40%에 대해서만 대금을 지급키로 산은과 합의했다. 나머지 10%(약 3000억원 규모)는 3년 뒤 매각할 수 있는 풋옵션을 제안했다. 이는 호반건설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한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당장 산은이 제시한 매각 대금을 마련하기 어려웠다는 반증이다.
이 때문에 호반건설이 인수 이후 투자에 제대로 집중하기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한 대우건설 직원은 "앞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무리하게 자금을 끌어다가 회사를 인수한 뒤 경영난을 겪자 사옥 등 주요자산을 매각하는 과정을 지켜봤다"며 "금호그룹보다 규모가 작은 호반건설이 제대로 회사를 운영할 자금이 있을지 걱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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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직원은 "2005년 대우건설이 처음 시장에 매물로 나왔을 때 제대로 된 인수자였다면 회사의 운명이 바뀌었을지 모른다"며 "산은이 매각 과정에서 가격보다 앞으로 회사의 정상적 운영에 초점을 맞췄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했다.
대우건설 노조도 이번 결과에 강력 반발하는 모양새다. 최희룡 대우건설 노조위원장은 “연간 매출액이 10배 가량 차이나는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인수자로 적합하지 않다. 조직문화도 너무 달라 융합이 어려울 것"이라며 “불투명하게 매각 절차를 진행한 산은도 신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건설업계 일각에선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한 뒤에도 독자적 운영을 보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호반건설이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대우건설 푸르지오 브랜드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더라도 당분간 독립적인 자회사로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