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미세먼지, 내 몸 어디를 망가뜨리나

머니투데이 민승기 기자 2018.01.18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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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의 경제학]기침·호흡곤란 등 다양한 호흡기질환 원인…천식환자 등 상태 악화될수도

서울시가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한 17일 오전 서울 광화문 사거리 인근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서울시가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한 17일 오전 서울 광화문 사거리 인근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국내 미세먼지 농도 '나쁨' 수준이 계속되면서 미세먼지가 우리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미세먼지, 황사는 기도를 자극해 기침이나 호흡곤란 등 다양한 호흡기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천식이나 만성폐쇄성 폐질환이 있는 환자 등은 상태가 급격히 악화될 수도 있다. 미세먼지와 황사먼지는 입자 크기가 작을수록 폐 깊숙한 곳까지 도달하게 된다.

이런 미세 먼지는 기관지에 직접 작용해 염증반응을 일으키기도 하며, 먼지의 성분에 따라 면역항체 생산을 늘리게 한다. 이러한 작용은 전체적으로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한 감수성을 증가시켜, 작은 세균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만든다.



미세먼지와 황사가 신체에 미치는 영향은 여러 실험으로 증명됐다. 2001년부터 2007년까지 봄철에 서울에 있는 한 대학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 5068명을 분석한 결과, 미세먼지 농도가 높거나 황사가 발생한 날에 만성폐쇄성폐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 수가 그렇지 않은 날보다 많았다.

미세먼지나 황사가 기존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실험 연구도 있다. 사람의 비강상피세포를 미세(또는 황사)먼지에 반응시킨 실험에 따르면 먼지는 염증의 중증도를 반영하는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증가시켰다. 또 감기 원인인 리노바이러스 자체의 증식도 증가시켰다. 이는 먼지가 염증매개물질의 분비와 바이러스를 복제시키는 방식으로 감기를 유발하거나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오연목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미세먼지나 황사가 폐로 들어가면 기도 점막을 자극해 정상인 사람도 호흡이 곤란하고 목이 아프다"며 "기관지가 약한 천식등 호흡기질환 환자가 노출되면 호흡이 아주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부득이한 외출 시에는 보건용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고 외출 후에는 코와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이승현 경희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역시 “마스크를 헐렁하게 착용하거나 코 쪽을 느슨하게 하면 미세먼지가 유입될 수 있다”며 “마스크는 얼굴에 완전히 밀착되게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고 마스크는 구겨지거나 세탁을 하면 미세먼지 차단 기능이 상실되기 때문에 1~2일간만 사용하고 재사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철저하게 무장을 했더라도 외출 뒤에는 반드시 양치질과 손발은 물론, 눈, 코, 얼굴세안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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