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느끼는 바닷가재…스위스 정부 "산 채로 끓는물에 넣지마"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18.01.12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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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사진=픽사베이


갑각류가 고통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스위스 정부가 앞으로 바닷가재를 인도적으로 요리하라며 규제에 나섰다.

지난 11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스위스 정부는 살아있는 바닷가재를 끓는 물에 바로 넣어 요리하는 관행을 금지했다.

스위스 정부는 이날 동물보호법 전면 개정의 일환으로 오는 3월1일부터 이같은 관행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으로 스위스에서 반드시 바닷가재는 기절시킨 뒤 요리해야한다.



스위스 공영방송 RTS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적용되면 바닷가재를 감전시키거나 충격을 줘 기절시킨 뒤 요리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동물보호단체 운동가들은 바닷가재 등 갑각류의 신경계가 정교하기 때문에 산 채로 끓는 물에 담그면 심각한 고통을 느낄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2013년 로버트 엘우드 영국 벨파스트 퀸스대학 생태학교수는 '갑각류가 고통을 느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게를 양측 보호소에 나눠 배치한 뒤 한 쪽에는 반복적으로 전기 충격을 줬고, 다른 한 쪽에는 아무런 충격을 가하지 않았다. 전기적 충격을 정기적으로 받은 게들은 대다수 보호소를 떠난 반면 그렇지 않은 쪽은 그대로 남아있었다.

조나단 버치 런던정경대 조교수도 "갑각류는 조직 손상 등에 대해 고통을 느낀다"면서 "요리를 인도적으로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이유로 스위스 정부는 바닷가재를 비롯한 살아있는 갑각류를 얼음이나 얼음물에 보관하는 것도 금지했다. 앞으로 스위스에서 갑각류는 항상 자연과 유사한 수준의 물에 보관돼야 한다.


앞서 지난해 6월 이탈리아에서도 산바닷가재를 요리 전 얼음과 함께 두는 것이 불법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당시 이탈리아 대법원은 "요리 전 살아있는 바닷가재를 얼음과 함께 보관하는 건 그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준다"며 우리돈 250만원의 벌금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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