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이어 코닥까지…가상통화 달려드는 기업들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18.01.1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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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닥, 가상통화 '코닥코인' 추진 계획 발표…서비스 및 결제 플랫폼으로 활용하려는 기업들 늘어나

코닥코닥


가상통화가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경제활동의 필수 요소인 통화 거래의 장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활용하겠다는 기업들이 앞다퉈 나오고 있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세계 최초로 아날로그 필름을 상용화한 미국 기업 이스트만 코닥이 가상통화 시장에 진출한다. 코닥은 사진 배급업체인 '웬 디지털'과 함께 사진 지식재산권에 특화된 가상통화인 '코닥코인'을 발행할 계획이다.



코닥은 가상통화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의 장점을 활용해 디지털 자산에 특화된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사진 작가들이 자신의 저작권을 암호화해 안전하게 보관하는 디지털 원장의 개념이다. 작가들은 저작권료를 코인으로 주고받을 수 있게 되면서 작가의 권리를 보장하고 투명한 거래 풍토가 자리잡을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했다.

사진을 도용당하거나 인터넷상에서 이미지가 무단으로 사용되는 것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블록체인 기술은 암호기술로 무장해 블록 상에 저장된 데이터의 위변조가 불가능하다. 미국, 영국, 캐나다가 이번 가상통화공개(ICO) 투자에 참여할 예정이고 이달 말에는 코인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가상통화를 새로운 플랫폼으로 활용하려는 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세계적 메신저 업체 텔레그램도 전날 가상통화 출시 계획을 내놨고 페이스북도 가상통화 기반 기술을 활용해 서비스 개선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텔레그램은 블록체인 플랫폼인 텔레그램오픈네트워크(TON)를 통해 3월께 가상통화를 발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메신저 업체들이 궁극적으로 노리는 것은 모바일 결제 시장이다. 온라인 기반의 가상통화는 중계기관이 필요 없어 거래 수수료 외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프로그램상에서 사용자의 자격과 조건을 지정할 수 있어 투명한 거래도 가능하다. 기업 입장에서 정부의 규제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도 장점이다.


130년이라는 시간 동안 부침을 겪어온 코닥 역시 코닥코인을 계기로 새롭게 거듭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품고 있다. 시장 반응도 다르지 않았다. 코닥 발표가 나온 직후 뉴욕 증시에서 주가는 전날보다 119% 상승으로 마감했다. 제프 클라크 코닥 CEO는 "코닥은 사진을 민주화하고 예술가에게 공정한 라이센스를 제공하려고 노력해 왔다"며 "블록체인 기술은 사진 공동체에 혁신적인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들도 가상통화 거래소를 세우거나 채굴 사업에 참여하는 등 시장에 발을 들여놓기 바쁜 모양새다. 넥슨 지주회사인 NXC는 지난해 9월 가상통화 거래소인 코빗 지분 65.19%를 인수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랐고 비슷한 시기 카카오가 투자한 핀테크 업체 두나무는 가상통화 거래소 업비트를 열었다. 보안 솔루션 전문기업 넥스지가 이달 말 가상통화 거래소 베타 버전을 내놓으며 가상통화 시장에 나선다. 엠게임은 가상통화 채굴을 전담하는 자회사를 이달 중 설립할 예정이고 파티게임즈는 게임 아이템 거래에 가상통화를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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