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부담 '안정자금'으로 더세요"

머니투데이 세종=최우영 기자 2018.01.08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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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급격히 오른 최저임금 부작용 완화해주는 윤영근 근로복지공단 일자리안정 지원추진단장

윤영근 근로복지공단 일자리안정 지원추진단장. /사진=근로복지공단윤영근 근로복지공단 일자리안정 지원추진단장. /사진=근로복지공단


올해 최저임금이 사상 최대폭(16.4%)으로 인상되면서 정부는 중소·영세 사업자들의 충격을 완화해주기 위해 ‘일자리안정자금’을 도입했다. 민간 임금체계를 정부가 세금으로 보전하는 초유의 사업이다. 다른 나라에도 없는 제도다. 정부가 지난해 8월 근로복지공단을 수행기관으로 지정해 4개월 만에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도입했다.

이 사업의 실무를 맡은 이가 윤영근 근로복지공단 일자리안정 지원추진단 단장(사진)이다. 그는 지난해 8월부터 12명의 팀원과 함께 팀을 꾸렸고, 지난 2일부터 일자리안정자금 접수가 이뤄지도록 했다.



일자리안정자금에 대한 사회적 비판,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을 두고 벌어진 논란보다 더 윤 단장을 괴롭힌 것은 ‘시간’이었다. 지난해 7월 중순 2018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되고, 다음날 곧바로 소상공인 영세중소기업 지원대책이 나왔다. 실질적으로 사업을 준비할 시간은 4~5개월 남짓이었다.

윤 단장은 “2018년 1월부터 당장 시행한다는데, 일정에 맞추려면 야근과 주말 근무 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며 “전산시스템을 개발하는 이들은 사무실에 접이식 침대를 갖다놓고 철야근무를 했고, 다른 팀원들도 주말은 물론 크리스마스까지 다 반납하고 일했다”고 했다. 그 역시 크리스마스와 설날에 가족들로부터 원성을 샀다. 하지만 윤 단장은 사업 준비에 전념하느라 어쩔 수 없었다.



“참고할만한 정책도 사례도 없이 처음 시작하는 거여서 무조건 일정에 맞춰서 시행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피가 말랐다”고 했다. “일단 이 일을 잘 되게 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하니까 가족들의 원망을 신경 쓸 틈이 없었다”는 게 그의 말이다.

윤 단장과 팀원들은 4개월 만에 전산시스템 개발과 전국의 근로복지공단 조직 재배치, 일자리안정자금 사업인력 채용까지 마쳤다. 윤 단장은 접수를 받은 첫 주에는 300여건이 신청됐지만, 근로자 대부분의 월급이 지급되는 이달 말이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달리 보면, 근로자의 복지를 위해 돈을 주는 건 처음이 아니다”며 “산재보험 가입자 중 일터에서 다치거나 ‘특정대상’이 아픈 경우 보상금이 나가는데, 이것도 상당히 많은 국민이 받고 있다”며 “고용보험 가입자 중 ‘일정한 규모의 기업에서 일하는 저소득 근로자’ 역시 ‘특정대상’으로 보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산재보험이 산재 근로자를 지원하듯이 나라에서 고용이 불안정한 근로자들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나아가 이들을 고용하는 사업주들을 돕는 길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단장은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한 일자리안정자금 콜센터 상담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사업주들은 주로 자신의 사업장이, 자신이 고용한 근로자가 자금 대상에 해당하는지 물어 본다”며 “일자리안정자금을 설명하지 않았다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부담을 느낀 사업주들이 근로자들의 고용을 보장하지 않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단장은 “문재인 정부가 말하는 소득주도 성장은 분명히 양극화를 해소하고 경제를 키운다는 의의가 있다”며 “일자리안정자금이 소득주도 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해 경제성장을 이끌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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