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항암제·AI 바이오로봇·인공장기 개발에 3500억 투자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8.01.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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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보건복지부, ‘국가 치매 R&D 중장기 전략’ 1분기 발표 예정

/자료=과기정통부/자료=과기정통부


11년간 26억 달러(약 2조 7731억 원). 전문 제약기업을 다수 보유한 미국에서 신약 하나가 시장에 출시되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비용이다. 1만 개의 신약 후보 물질 중 단 하나만이 시장에 진출할 정도로 신약개발은 장기간 소요되고 고비용이 든다. 한 기업이 단독으로 추진하기엔 위험성이 큰 탓에 국내 기업들은 신약 개발을 꺼려 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허약한 국내 신약개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가 혁신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인공지능(AI)·빅데이터를 이용한 신약개발 플랫폼 개발 등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신약개발, AI 바이오 로봇, 치매 및 감염병 예방·치료 등 바이오분야 원천기술개발사업에 올해 3490억 원을 투자한다고 2일 밝혔다. 전년 대비 10.5% 증가한 규모다.



◇신약·헬스케어 등 미래 유망 분야 집중 투자=이번 투자계획을 살펴보면 우선 신약개발 분야에 594억 원을 투입해 신개념 항암제, 유전자치료제 등 32개의 신약 후보 물질을 발굴한다. 또 1조 원, 10년 이상이 소요되는 신약개발의 시간·비용 단축을 위해 AI·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약개발 플랫폼 구축에 착수한다.

헬스케어 분야엔 253억 원을 지원해 모바일 융복합진단기기, 생체삽입 심장 모니터링 기기 등 43개 유망 의료기술 개발을 이끌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AI 기반 로봇 운동 재활치료기기 등 AI·로봇을 의료산업에 융합하는 기술 개발에 19억 원을 신규 투자한다.

뇌 연구 분야에는 380억 원을 투입한다. 인지기능을 보조·증강하는 뇌 인터페이스 기술 개발 등 뇌인지·뇌신경생물·뇌신경계질환·뇌공학 등 뇌 연구 4대 분야를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바이오벤처 창업 생태계 조성=신약·의료기기 분야에 특화된 15개 유망 바이오벤처를 선정, 45억 원을 투자해 공동연구시설 및 컨설팅을 지원한다.


연구자는 기술, 금융업체는 자본·경영 노하우를 투자하는 형태의 합작 창업을 촉진한다. 이를 위해 73억 원을 투입, 총 11개의 바이오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병원 중심의 바이오 연구·창업 활성화 지원을 위해 6개 벤처기업이 병원에 입주해 현장 아이디어 기반의 신개념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의료기관 내 벤처입주사업’, 병원의 젊은 의사들에게 환자 보는 시간을 줄이고 연구 기회를 제공해 연구자 또는 창업가로의 새로운 경력 경로를 제시하는 ‘의사과학자 연구역량 강화사업’ 등에 각각 81억 원, 56억 원을 지원한다.

◇치매 예방·감염병 대응 연구 확대=인구 고령화 추세에 맞춰 치매 연구 비용을 기존(50억 원)보다 2배 늘린 97억 원을 지원한다. 또 바이오 인공장기 개발을 위한 줄기세포 기반의 생체모사체(오가노이드) 연구 등 고령·난치 질환의 근원적 치료 기술인 재생의료 원천기술개발을 위한 줄기세포분야에 352억 원을 지원한다.

과기정통부는 보건복지부와 함께 1분기내 ‘국가 치매 연구개발 중장기 전략’(가칭)을 공동수립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메르스, 지카바이러스 등 국민 생명을 위협하는 신·변종 감염병 대응을 위한 감염병 대응 연구에 249억 원, 조류인플루엔자(AI)·구제역 대응 연구 등에 54억 원이 투입된다.

한편, 바이오 분야는 생명윤리법 등의 연구 규제가 기술 개발·활용을 저해한다는 지적을 계속 받아왔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측은 “전문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유전자 치료, 인체유래물 활용, 정밀의료 등 파급효과가 큰 핵심 이슈를 중심으로 R&D부터 사업화까지 전주기에 걸쳐 대한 개선방향을 제시하고, 국과심 바이오특위, 4차 산업혁명위원회 헬스케어특위 등 관계부처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통해 구체적인 개선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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