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선물거래 일주일…세계 최대 CME도 가세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7.12.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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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8시(한국시간) 시작…거래량 60%↓ CBOE, CME 등판 영향 주목

비트코인 선물거래 일주일…세계 최대 CME도 가세


세계 최대 선물거래소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17일(현지시간)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시작한다. CME가 비트코인 선물 시장에 가세하며 대형 기관들의 참여가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다만 비트코인의 높은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탓에 CME 역시 초기엔 거래가 부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세계 최대 선물거래소 CME도 등판…대형 금융사 진입 물꼬 틀까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CME가 미국 동부시각 기준 17일 오후 6시(한국시간 18일 오전 8시)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시작한다. CME보다 규모가 작은 경쟁사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지난 10일 선물 거래를 시작한 지 일주일만이다.

CME의 선물은 BTC란 코드명(티커)으로 거래된다. 미국 동부시각 기준 오후 6시부터 이튿날 오후 5시까지가 거래 시간이다. 일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한 시간의 휴장(오후 5~6시)을 제외하곤 거래가 지속된다. 또 가격 변동이 7%, 13%, 20%를 넘길 경우 각 2분간 거래를 중단한다.



CME는 5개의 비트코인을 최소 거래 단위로 지정했다는 점에서 1개를 최소 단위로 한 CBOE와 차이가 있다. 이에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CBOE에 비해 CME 선물이 헤지펀드나 대형 금융사를 더 끌어들일 것이라 보고 있다. 대규모 거래가 쉽기 때문이다.

여기에 CME는 비트스탬프·지닥스·잇빗·크라켄 등 4개 비트코인 거래소의 현물가격을 기반으로 가격을 산출한다. 제미니 거래소 한 곳의 가격만을 추종하는 CBOE 보다 실제 거래 가격을 더 정확히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CME가 선물시장에서 더 중량감 있는 거래소란 점도 CME의 우위를 전망하게 하는 요인이다. 1898년 시카고 낙농업자들의 버터·달걀 거래소를 모태로 한 CME는 2006년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와 2008년 뉴욕상업거래소(NYMEX)를 인수하며 전세계 파생상품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갖고 있다.


선물 산업의 '승자독식' 구조로 볼 때 두 거래소 중 한 곳이 최종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제임스 엔젤 조지타운 대학 재무학 교수는 "역사적으로 볼 때 선물 시장에선 하나의 거래소만 살아 남아왔다"며 "먼저 일정수준 이상의 거래량을 차지하는 곳이 다른 한 곳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 내다봤다.

◇대형 금융사 여전히 '머뭇'…CBOE 거래량 첫날 대비 60% 줄어

그러나 여러 이점에도 CME 역시 CBOE처럼 난관에 직면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적잖다. 많은 은행과 선물 중개업체들이 높은 변동성 때문에 거래 참여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일주일간 CBOE의 비트코인 선물 거래량을 보면, 첫 정규거래일인 11일 대비 이후 거래량이 현저히 줄었다. 11일 거래량은 약 4100건였지만, 이후 나흘간 평균은 첫날 대비 60% 적은 1640건에 불과했다. CBOE는 처음 만들어진 상품이란 점을 감안하면 거래량이 건전한 수준이고 앞으로 증가할 것이란 입장이다.

하지만 일부 대형 금융사들은 참여에 신중하다. 변동성 우려 때문이다. WSJ에 따르면 JP모간체이스, 캐나다왕립은행(RBC), 소시에떼제너럴, UBS는 CME 비트코인 선물 거래 개시일에 고객들의 거래를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대표적인 미국 온라인 증권사 챨스슈왑과 TD에머리트레이드도 고객들의 CME의 비트코인 선물을 개시 초기엔 허용하진 않기로 했다.

이에 CME는 변동성을 줄일 수 있도록 규정을 강화했다. 지난주 비트코인 선물 거래 초기 증거금을 계약 금액의 35%에서 47%로 상향조정한 게 대표적이다. 이는 CME의 대표 상품인 원유선물의 초기 증거금 4%에 비해 매우 큰 수준이다. 초기 증거금을 높이면 트레이더들이 선물 거래를 할 때 내야 하는 현금이 늘어 그만큼 변동성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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