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6兆 계약해지, OCI 부활 관건은 중국발 '공급과잉'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17.12.18 06:19
글자크기

태양광 업황 부진으로 계약해지 올해도 잇따라…내년 中 공급과잉 우려 찻잔속 태풍 그쳐야 반등 발판

6년간 6兆 계약해지, OCI 부활 관건은 중국발 '공급과잉'


OCI (94,900원 ▼1,400 -1.45%)가 글로벌 태양광 업계와 맺은 수주 계약에 6년째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계약 상대의 실적 악화가 누적되면서 계약이행이 불가능한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 내년 예상되는 중국발 공급과잉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진행 될지가 향후 반등을 위한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17일 머니투데이가 2012~2017년 OCI의 폴리실리콘 공급계약 해지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 해지된 계약의 전체 규모는 약 6조1329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2012년 8575억원을 비롯해 △2013년 2조1537억원 △2014년 3228억원△2015년 1조7591억원△2016년 6148억원 규모의 계약이 해지됐다. 최근 콤텍솔라와 DC웨이퍼와 맺은 계약의 해지가 확정되며 이달 17일까지 올해 계약해지 규모는 약 4250억원이 됐다.

연이은 계약 해지의 배경은 글로벌 태양광 산업 업황 둔화다. OCI가 태양광전지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발판으로 태양광산업에 진출한 2006~2008년 글로벌 태양광 산업 환경은 활황세였지만, 2011년부터 업황이 크게 둔화되며 경영난을 겪는 업체가 속출했다.



2012년 이후 OCI 공급계약이 해지된 배경은 모두 계약 상대방의 도산·청산, 공장 매각 등이었다. OCI도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추가 계약 해지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존 공급계약 기간을 연장하는 곳도 속출하고 있어서다. OCI가 올해만 잉리, 모텍 등과 공급 기간을 연장한 계약 규모는 2조원 수준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환경이 악화되며 계약 상대방이 기간 내에 계약을 이행하기 어려워진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 계약해지 없이 OCI가 태양광 사업을 통한 반등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내년 시작될 중국발 폴리실리콘 공급과잉 우려가 '찻잔 속 태풍'에 그쳐야 한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글로벌 태양광 산업은 장기 불황을 겪지만, 올해 반등의 조짐은 감지된다. 2016년 Kg당 14.7달러 수준이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올해 16달러 안팎을 오가는 등 시황 개선세가 엿보인다. OCI의 올해 1~3분기 누적기준 영업이익은 1794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실적을 넘어선 상태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 내년 중국 공급과잉 물량이 찬물을 끼얹게 될 경우 6년간 이어진 계약해지가 추가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GCL 등 중국 주요 폴리실리콘 업체들은 내년부터 줄줄이 증산에 돌입한다. 업계는 2018년과 2019년 중국의 폴리실리콘 증설물량이 각각 8만6000톤, 5만5000톤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폴리실리콘 공급과잉은 일시적으로 소폭 개선될 수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것이 구조적인 공급과잉 해소와 가격 상승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