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데이브 웨너 페이스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2일(현지시간) "내년부터 페이스북의 광고 매출 (회계) 구조를 광고가 집행되는 현지 국가별 판매 구조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의 광고 매출은 페이스북 글로벌 본사 격인 아일랜드 법인이 아니라 사업을 영위하는 약 25개국 각국 법인에 계상된다. 이렇게 되면 각국 정부에 내는 세금 역시 늘어난다. 대부분이 아일랜드보다 법인세율이 높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페이스북은 세계 각국에서 번 광고 매출을 대부분 아일랜드 법인의 매출로 계상했다. 아일랜드는 법인세율이 12.5%로 유럽연합(EU)에서 가장 낮다. 이 때문에 페이스북이 정당한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논란이 잇달아 제기됐다. 애플이나 구글, 아마존 등 다른 다국적 IT 기업들도 유사한 비판을 받았다.
페이스북이 각국 법인에 광고 매출을 계상하면 납부하는 총 세금도 증가할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영국 변호사는 FT와 인터뷰에서 "독일, 프랑스 등 국가에서 앞으로 페이스북이 내는 법인세가 25%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큰 차이가 없으리란 관측도 있다. 페이스북이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이 같은 방침을 정했을 뿐, 실제 세금 납부액에 큰 차등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셰필드 대학의 프렘 시카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세금은 순이익을 기반으로 책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페이스북 같은 거대 기업은 여러 방식으로 순이익을 낮춰 잡을 수 있다"며 이처럼 주장했다. 그는 "페이스북의 움직임은 순이익엔 아주 작은 타격만 받으면서 여론을 달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페이스북은 이미 영국에서 현지 판매 구조로 전환했지만, 세금은 크게 늘지 않았다. 영국에서 페이스북의 '조세회피'에 대한 공분이 고조되며, 페이스북은 지난해 4월부터 아일랜드가 아닌 영국 법인으로 광고 매출을 계상했다.
그러나 영국 정부에 낸 세금이 늘긴 했어도 큰 폭은 아니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영국에서 510만 파운드(약 74억2000억원)의 세금을 냈는데, 이는 전년 대비 90만파운드 더 많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국 매출액이 4배 늘어난 데 비해서 세금 납부액은 소폭 증가했다.